'펫로스 증후군' 억누르기보단 적절히 표출해야
극심한 고통으로 이어지면 전문가 도움 받아야
가수 은지원이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을 털어놓은 가운데 '펫로스 증후군'에 주목이 쏠린다.
12일 방송된 KBS 2TV '동물은 훌륭하다' 3화 말미에서 펫로스 증후군과 관련한 내용이 다뤄졌다. 길게는 십수 년 기른 반려견과 이별을 앞둔 영상 등이 공개됐는데, 이를 지켜보던 방송인 서장훈은 "우리 개도 지금 저런다"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를 보던 은지원도 "우리 개도 지금…"이라며 말을 보탰다. 영상 속 반려견은 이별을 앞두고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이다 결국 사망했다.
영상을 다 지켜본 서장훈은 "우리 집 강아지도 지금 18세인데 아까 나온 아이처럼…"이라며 말을 잇지 못하다 "(반려견이)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 별의 아픔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아주 먹먹해진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은지원은 "사연자가 반려견이 떠난 지 시간이 좀 됐는데도 지금도 이 영상을 다시 보지 못할 정도로 힘들다고 한다"고 설명하며 "처음 (키웠던) 강아지는 나랑도 1~2세 차이밖에 안 나는 거의 동갑이었는데 그 친구가 떠난 뒤 펫로스를 겪었다. 슬픔이 안 참아진다. 3일을 울었다. '사람 죽었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너무 슬펐다"고 털어놨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4가구 가운데 1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뜻이다. 아울러 2022년 말 기준 국내 등록 반려동물은 300만 개체에 이른다. 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을 보면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한 137명 중 55%(76명)가 슬픔 반응 평가(ICG)에서 중등도 기준점인 25점을 초과했다. 이는 "일반적인 사별의 수준을 넘어 지속해서 심리적인 부적응을 초래할 정도에 해당한다"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슬픈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적절하게 표출해야 한다. 김효진 훈련사는 "해외 연구 자료를 보면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다면) 감정을 감추려고 하지 말고 드러내라고 한다"며 "슬플 때 울고 직접 마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명철 수의사는 "예전 사회 분위기와 다르게 반려동물이 죽었다고 하면 가족을 잃은 것과 같은 감정이라고 비반려인도 이해하기 때문에 충분히 슬퍼해도 된다"면서도 "대신 이런 기간이 너무 힘들고, 한 달 이상 극심한 고통으로 이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기를 추천한다"라고 조언했다.
주변인들도 반려동물의 사망을 가족의 사망과 동일시하고 위로해 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다른 동물을 대신 키우라는 조언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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