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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당할까 두려워"…소수인종 보조금 폐지하는 글로벌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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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색인종 기업 대상 보조금 프로그램 폐지 수순
계속되는 DEI, 워크 자본주의 역풍

흑인·히스패닉 등 유색인종 기업을 지원해온 대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보조금 지급을 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유색인종 여성이 이끄는 기업에 2만5000달러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하던 프로그램을 최근 중단했다. 히스패닉계 스타트업에 2만달러의 보조금과 6개월 멘토링을 제공해온 펩시코는 신청요건에서 히스패닉계 소유여야 한다는 기준을 삭제했다. 틱톡의 라틴계 기업 대상 보조금 프로그램도 1년째 운영이 멈춘 상태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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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확대됐던 기업들의 각종 DEI 프로그램이 중단되거나 재편되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이 조직 내부의 다양성 정책을 재검토하는 수준을 넘어서 구체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DEI란 Diversity(다양성), Equity(형평성), Inclusion(포용성)의 약자로, 정부와 대학교는 물론 기업들이 채용, 보상에 있어서 인종과 성별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조를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대학교 입학과 기업의 고용 과정에서 소수 인종에 특혜를 주는 '적극적 우대조치(Affirmative action)'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미국 기업들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 또한 자취를 감추는 추세다.


투자 자문 회사 캡이큐의 설립자인 티네시아 보예아 로빈슨은 "기업들이 고소당하는 게 두려워 행동을 바꾸고 있다"며 "이제 인종, 성별, 성 정체성으로 운을 떼는 사람은 공격받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기업 지원 플랫폼 스킵에 따르면 지난해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60여개 중소기업 보조금 프로그램 중 40% 이상이 폐지됐으며, 27%는 더는 지원 요건에 인종이나 민족을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더 피어스 스킵 최고경영자(CEO)는 "나머지 약 30%는 여전히 인종을 지원 기준으로 사용하지만, 대부분이 보조금 규모가 작은 프로그램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컨설팅 업체 어센드 네트워크의 마이클 베르쇼 이사는 "창업자의 교육 수준, 사업 경험, 기타 요소를 통제해도 유색인종 경영자의 사업은 백인 기업가보다 규모가 작은 경향이 있다"며 "보조금은 유색인종 기업가에게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 데이터에 따르면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가 소유한 소규모 사업체 중 신청한 은행 대출이나 기타 자금을 전액 수령한 비율은 3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사업가는 절반 이상이 대출자금을 전액 수령했다. 또 올해 흑인 및 라틴계 창업주가 이끄는 신생 기업은 미국 벤처캐피털 자금의 1%도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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