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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왕고래'에 묻힌 첨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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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국감 동해가스전 공방
반도체 보조금 지원 등 파묻혀

[기자수첩]'대왕고래'에 묻힌 첨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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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장. 이날 야당 의원들은 시작과 동시에 약속이나 한 듯 동해 심해 가스전과 체코 원전 이슈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의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실책을 드러내기 위함이었다. 그러는 사이 정작 중요한 국가의 미래 먹거리, 첨단 산업 지원에 대한 목소리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예고 없이 동해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 및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광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망 구조(석유나 천연가스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질구조)를 도출한 미국의 액트지오사가 사실상 1인 기업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혹은 커졌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세계 1위 시추 기업인 슐럼버거가 2022년 10월부터 12월까지 동해 가스전에 대한 탐사 용역을 수행한 결과 경제성과 잠재성이 낮다고 평가했다는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호주 자원 개발업체) 우드사이드와 석유공사가 공동 탐사한 결과를 제3자 검증 차원에서 슐럼버거에게 맡겼던 것"이라며 "기술 평가를 하는 게 좋겠다고 (슐럼버거가) 제안해서 액트지오에 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수주한 체코 원전에 대해 우리가 체코 측에 금융지원을 약속했는지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두 기관이 체코 측에 제출한 투자의향서(LOI)에 금융 지원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이 서신은 자금 제공의 확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LOI 속 영문 구절을 직접 읽으며 반박했다. 또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관행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LOI를 여러 차례 보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여당 의원들은 첨단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하게 요구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으로 국회에 입성해 1호 법안으로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한 고동진 의원은 미국은 4개의 반도체 펀드를 통해 기업들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산업부가 반도체 주무 부처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미국은 아우토반을 달리고 있는데 한국은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는 비유까지 들었다.

나경원 의원은 "미국, 유럽연합(EU), 중국이 (첨단산업 육성 보조금으로) 2100조원을 쓰고 있는데 우린 하나도 안 쓰면 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날 ‘주요국 첨단산업별 대표기업 지원정책 비교’라는 보고서 내놓았다. 국정감사를 겨냥한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대왕고래와 체코 원전에 파묻혀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없었다. 안덕근 장관 역시 "전 부처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뿐이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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