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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기화…가격인상 카드 최회장, 기관설득 M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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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회장, 영풍정밀·고려아연 가격상향 추가 상향할 듯
불확실성·리스크 회피하는 기관투자가들 어디를 택할까
고려아연 측도 MBK·영풍 주주 간 계약 꼬집으며 맹공격

고려아연이 7일 전 거래일보다 1000원(0.13%) 오른 77만70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시작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주가는 소폭 변동했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66만원에 시작돼 현재 주당 83만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시장가격은 70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고려아연 지분경쟁에 중요한 기업인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2만원에서 3만원까지 올라간 상황인데 추가 인상이 전망된다. 현재 시장 가격은 오전 9시 30분 기준 3만38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950원(6.12%) 올랐다. 이번 공개매수전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가격을 올리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꼬리잡기'처럼 같은 가격이지만, 기간·물량·세금 등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바로 따라붙는 형국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기화…가격인상 카드 최회장, 기관설득 M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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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코파트너스 7일 이사회 개최…최윤범 회장 공개매수 가격 더 올린다

7일 재계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과 목표 물량 변경을 논의했다. 고려아연 이사회 역시 이번 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무리해서라도 최 회장 측은 MBK·영풍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까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MBK·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오는 14일 종료된다. 고려아연 측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일(23일)보다 빠르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선 둘 다 응하거나 먼저 사준다는 MBK·영풍 측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 공개매수 기간도 문제지만 더 큰 장애물은 세금이다. MBK·영풍이 진행하는 일반 공개매수에 청약하면 0.35%의 증권거래세와 거래차익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면 된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는 배당소득세가 적용돼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어서면 최고 세율이 49.5%에 달할 수 있다. 같은 공개매수가라고 하더라도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세금 측면에서 불리한 것이다. 경영권 분쟁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매수 수량 조건이 사라지면서 양측 모두 1주라도 신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사야 한다. 따라서 양측 모두 중도 포기 없이 어느 정도의 지분을 모으게 되면 공개매수가 끝난 이후에도 분쟁 결과가 당장 판가름 나지 않고 양측이 임시 주주총회 등을 열어 표 대결에 나서게 된다.

불확실성·리스크 회피하는 기관투자가들…가격보다 안정성 택할 가능성도

가격을 리드하는 쪽은 분명 최 회장이다. 문제는 가격을 올리면 올릴수록 리스크는 더 커진다는 점이다. 특히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성향상 어느 정도의 수익률만 보장된다면 사법 리스크가 적은 MBK 쪽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이 차입금에 의존해 자사주를 대거 공개매수하는 것은 위법이며, 최 회장 등 현 경영진의 배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끼치고,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행위라는 점에서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 2일 고려아연이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대규모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를 강행하는 것은 상법에 위배된다며 서울중앙지법에 관련 절차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 판결은 이르면 오는 18일께 나온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는 중단될 수 있다. MBK 측이 파악한 바로는 기타 주주의 95% 이상이 기관투자가들이며, 이들의 고려아연 평균 매입 단가는 주당 45만원 선으로 파악됐다. 현재 공개매수가격(83만원)에 팔아도 매입가보다 84%가량 높여 파는 셈이다. 특히 최근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를 의결한 이사회에 이사진 중 한 명인 현대차 인사가 불참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의 법률적 리스크와 거리두기를 할 것이란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의 백기사로 여겨졌던 현대차 측이 이사회뿐 아니라 임시 주총에서도 최 회장과 거리두기를 할 경우에 대비해 고려아연은 현대차 측이 보유한 5.05% 지분만큼을 더 모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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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측도 주주 간 계약 무효 가능성 문제 제기 '맞불'

한편 고려아연 측도 6일 입장문을 통해 영풍과 MBK 측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고려아연 측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주주 간 계약이 중대한 법적 하자가 있어 원천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중대 재해로 모두 구속된 상태에서 사외이사들만으로 이뤄진 이사회가 영풍 회사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없이 위법하게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되도록 하도록 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영풍과 영풍의 주주들이 손해를 보지만 MBK 측이 이득을 취하게 되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 가치는 최초 공개매수 가격 66만원 기준으로 무려 3조4774억 원에 달하며, 이번에 인상한 83만원을 적용하면 4조4000억원에 육박한다는 게 고려아연 측 설명이다. 또 고려아연은 "영풍과 장형진,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하고, 주식 일부에 대해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는데 주주 간 계약의 세부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K측은 "콜옵션 행사 가격은 고려아연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합의된 가격으로 고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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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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