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주민들 '불꽃축제'로 인한 고통 호소
"내집 문 막고 관람","쓰레기 버리고 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가 펼쳐졌던 5일 일부 민폐족들이 불꽃축제 현장 인근 아파트에 무단으로 침입해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6일 여의도 주민 커뮤니티에는 불꽃축제 현장 근처 아파트 주민들이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여러 불편을 겪었다는 사연이 다수 올라왔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불꽃축제 민폐 한강쪽 주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저희 집 현관에 딱 봐도 주민 아닌 노랑머리 커플이 당당히 와서 불꽃축제를 보고 있었다"며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내려가라고 엄하게 말해서 보냈지만 분명 다른 층 가서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루종일 시끄러워서 곧 아이 픽업도 가야하는데 정말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면서 "호의로 (외부인들을) 보게 해주시는 여의도 주민들이 계시다면 안 될 것 같다. 이런 경험담(?)이 빠르게 퍼져서 다음 해에는 더 온다"고 덧붙였다.
5일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당시 축제장 인근 아파트 복도에서 외부인이 와인을 마시고 있다.[이미지출처=네이버 카페 '여의도 사람과 건물' 캡처]
해당 게시물에 달린 댓글에서 다른 여의도 주민은 "일찌감치 20대 여성 4명이 저희 집 앞에 진 칠 준비를 하길래 '여기 일반 가정집이라고 이렇게 있으면 안 된다'고 하니 죄송하다며 다른 쪽 복도로 가길래 '경비 부른다'고 하니 계단 쪽으로 가더라. 잠시 후 나와보니 계단 쪽 창문에…정말 대단들 하다"라고 썼다.
다른 누리꾼 B씨도 자신이 경험한 황당한 일을 전했다. 그는 '불꽃축제 다 좋다지만 스트레스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관문 열고 나가려다 뭐가 걸려서 깜짝 놀랐다. 저희 집 현관문 바깥쪽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었다"며 "여기 저희 집인데 계시면 안 되지 않냐고 했더니 '의자 안 놓고 이 앞에서 그냥 보겠다'고 하더라"라고 썼다. 이어 B씨는 "너무 당당해서 당황스러웠다. 뒷동 주민이라고 해 같은 단지 주민으로 양해하나 집 문 앞을 막고 보는 것까지 양해해야 하나 싶다"며 "복도에 깔고 앉았던 전단은 버려두고 그냥 갔다"고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 C씨는 "여의도 남의 아파트 무단 침입해서 남의 집 앞 복도에서 와인잔 들고 불꽃축제 구경"이라고 쓰면서 아파트 복도 난간에서 와인잔을 들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러한 게시물들이 이어지자 누리꾼들은 '기본도 안 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미안해하지도 않는 태도가 더 기분 나쁘다', '보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이해해도 쓰레기 놓고 가는 건 아닌 듯싶다', '아파트 옥상 팁이 퍼졌는지 주민들 따라 자연스레 현관 들어가다 경비에게 제지당하는 거 몇 번 봤다', '개념 없는 사람들 때문에 괜한 사람들이 피해 본다' 등의 성토 댓글을 줄줄이 달았다.
해마다 불꽃 축제 때면 여의도 주민들은 여의도 진·출입이 힘들어 아예 외출을 삼가거나 자기 집 앞인데도 자리가 없어 주차를 못 하는 불편을 겪기도 하며, 아파트 단지를 통행하며 쓰레기 무단 투기와 고성방가를 하는 외부인과 불꽃 소음 등으로 인한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주최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올해 불꽃축제는 5일 오후 7시20분부터 약 90분간 진행됐으며,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 대표팀이 참가했다. 이번 불꽃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107만여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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