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한자리에…K콘텐츠 산업 발전 모색
영화배급·tvN·티빙 '경쟁 아닌 상생'
"IP·스토리텔링 중요성 커져"
“콘텐츠 제작에 국내 최대 규모인 연간 1조원을 투자하겠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사 CJ ENM 경영진과 영화감독들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간 부산에 모여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플랫폼 간 협업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는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한 극장에서 “한국영화와 콘텐츠 시장에서 CJ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는 걸 안다”면서 “천만 영화를 배출했던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통하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비 줄이고, 투자는 늘리고
콘텐츠 산업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영화, 드라마 제작비가 올라 제작 편수가 급감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세를 확장하면서 극장이 침체하고,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윤 대표는 “제작비용이 급증하면서 많은 콘텐츠 제작사가 수익을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대체 기술 개발로 제작비를 줄이고, 다양한 창작자를 확보해 독창적인 IP(지식재산권)를 개발해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CJ ENM은 ▲우수한 콘텐츠 창작자를 확보해 선진 제작 시스템 구축 ▲리니어·디지털 간 플랫폼 시너지 창출, ▲선제적 유통구조로 경쟁력 확보, ▲OTT 티빙의 콘텐츠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수익모델 다각화 ▲지속가능한 글로벌 사업구조 확립 등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윤 대표는 “영화사업에서 부쩍 고민하고 신중해지는 시기”라면서 “국내 최대 규모인 1조원 규모 콘텐츠 투자를 하겠다. 지속해서 투자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파워 IP 하우스를 꿈꾸는 CJ는 세상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장르 늘리고, 글로벌 협업 확대
시장 변화는 극장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조진호 CGV 국내사업본부장은 “극장 연간 관객 수는 줄고 관람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며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한국영화 9편은 러닝타임(상영시간)이 짧다는 특징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애니메이션이 메인 장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아트하우스 회원 수가 41만명 이상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장르 영화가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CGV 이동현 경영혁신실장은 “영화 시장이 2019년 대비 60~70% 수준”이라며 “애니메이션·스포츠 등 콘텐츠 수급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부장은 "제작·유통에서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CGV는 전 세계 70여개국 1500개 스크린에서 운영 중인 4DX, 스크린X, 울트라 4DX 등 특수관을 글로벌로 확장하겠단 포부를 내세웠다. 오윤동 CGV 4D PLEX 제작총괄은 “글로벌 시장 수요가 늘면서 특수관에서 상영할 콘텐츠 제작 편수도 늘었다. 2020년 1년에 4편에서 올해는 13편을 공개했다. 공개되지 않은 작품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18편이 제작됐다. 지금까지 제작·배급한 콘텐츠가 30편이 넘는다”고 말했다. 올해 제29회 부산영화제에 초청된 다큐멘터리 영화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를 글로벌 배급도 직접 한다. 오 총괄은 “12월부터 최소 3000여개 스크린을 확보한 상태”라고 했다.
영화 제작 투자기준 재설정…플랫폼 시너지 목표
CJ ENM은 2025년 라인업으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 영화 ‘조작된 도시’의 OTT 리메이크작 ‘조각도시’, 노적 감독이 참여하는 티빙 ‘내가 죽기 일주일전’, 영화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작 ‘부고니아’를 발표했다.
CJ ENM 영화사업부는 시장 변화에 맞춰 라인업 기준을 새로 정했다고 강조했다.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시장이 과열 단계에 이른 것”이라며 “투자배급 영화 소재, 장르 등을 재설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각도로 활용 가능한 기획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 가능한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tvN, 티빙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플랫폼 간 시너지를 내는 방안에도 주목할 방침이다. OTT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정보가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티빙은 이를 바탕으로 양적 성장과 저변 확대를 목표로 내세웠다. 민선홍 티빙 CCO는 “영화와 산업 확대를 목표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부산=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10억원 이상 가진 한국 부자 46만명…42세에 7.4억...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