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부 사연에 결혼 문화에 대한 비판도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 꾸준히 하락세
한 예비 신부가 예비시댁에서 집 구매비용 등 금전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으면서도 예단은 하기를 바란다는 사연이 누리꾼 사이서 화제다. 4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집 안 해주는데 예단하래요. 엎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의 예비 신부라 밝힌 글쓴이 A씨는 "저나 남자친구나 각자 모은 돈 1억씩이고 지방에 거주 중이라 대출 좀 껴서 아파트 매매 알아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앞서 지난 1월께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결혼 1~5년 차 기혼자를 대상으로 조사 및 발표한 '2024 결혼 비용 리포트' 결과를 보면, 예비부부가 지출한 총 결혼 비용 평균은 약 3억 474만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시아경제DB]
이어 "둘 다 부모님께 도움받을 형편이 못 돼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준비되는 대로 내년 결혼 생각 중인데 자꾸 남자친구 부모님이 예단 이야기를 하신다"면서 "남자친구 (친)형도 결혼할 때 며느리가 이것저것 해왔는데 너희도 하고 싶으면 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짜증이 나서 어제 남자친구한테 '집도 안 해주시는데 무슨 예단이야? 그럴 돈 있음 집 사는 데 보태야지'라고 했더니, '맞는 말이긴 한데 말 진짜 서운하게 한다'며 (남자친구가) 여태까지 꽁해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반반 결혼'까지는 그렇다 쳐도 한 푼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예단 바라는 집도 있나요?"라고 누리꾼에게 의견을 물으며 "(결혼을) 엎어버리고 싶다"고 토로했다. 해당 글에 누리꾼은 "그 예단을 남자가 알아서 정리 안 하고 님한테까지 왔단 건 남자도 예단하길 바란단 거 아닐까?", "개인적으로 엎으라고 하고 싶다. 혼전부터 저런다는 거는 결혼 후에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 "결혼 준비과정에서 심각하게 티격태격할 때는 엎는 게 맞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특히 한 누리꾼은 "시대에 뒤처진 혼수나 예단 문화는 사라지는 게 맞다"며, "저출산도 심각하지만, 저출산 이전에 결혼을 안 하는 비혼주의자가 많아지는 것도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비부부 총 결혼 비용 평균 3억 474만원 들어
앞서 지난 1월께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결혼 1~5년 차 기혼자를 대상으로 조사 및 발표한 '2024 결혼 비용 리포트' 결과를 보면, 예비부부가 지출한 총 결혼 비용 평균은 약 3억 474만원으로 나타났다.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혼집은 2억 4176만원으로 전체 약 79%에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예비부부가 예단과 혼수에 든 평균 비용은 약 2600만원 선으로 나타났다.
'예비 배우자의 결혼 예산이 얼마나 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희망 예산은 평균 8340만원으로 집계됐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여성보다 남성의 금액이 약 1.6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남성이 희망하는 여성의 결혼자금은 6380만원, 여성의 희망액은 1억300만원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는 평균 8100만원, 30대는 8570만원 선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난해 통계청 통계개발원의 '한국의 사회 동향 2023'에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2008년 이후 꾸준히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 혹은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20대 비율은 2008년 71.9%에서 지난해 41.9%로 30%P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대 비율은 69.7%에서 48.7%로 21%P 떨어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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