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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 C커머스 성공 비결엔 초저가 그리고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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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저가 쇼핑의 대명사 다이소조차 앞으로 위험해질 것이라고 한다. ‘알·테·쉬·톡’의 공습 때문이다. 알테쉬톡은 중국 e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 4인방,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틱톡샵을 일컫는다.


중국 e커머스, 일명 C커머스(China Commerce)의 경쟁력은 주로 ‘초저가’에 초점을 맞춰 설명되는 경향이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를 사는 소비자에게 알테쉬톡의 초저가 상품은 실제로 필수 옵션에 가깝다. 100달러면 청바지 3벌, 후드티 2벌, 티셔츠, 패션모자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마케팅에서도 차원이 다른 ‘인해전술’을 펼친다. 일명 ‘사우첸’이라 불리는 마케팅 전략이다. 사우첸은 ‘돈을 태운다’는 뜻이다. 테무는 2024년 미국 슈퍼볼 한 경기에서만 558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했다. 30초당 93억원 정도 하는 광고를 6번이나 내보냈다.

책 '알테쉬톡의 공습' 표지 [사진제공=더숲]

책 '알테쉬톡의 공습' 표지 [사진제공=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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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C커머스의 또 다른 핵심 무기를 간과해선 안 된다. "이 플랫폼들은 그냥 유통 플랫폼이 아니라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업들이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알리바바가 중국판 아마존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도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물류 애플리케이션(앱)인 차이니아오 때문이다. 차이니아오는 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융합된 최첨단 기술 집약 물류 사업체다. 장쑤성 우시의 차오니아오 물류 기지는 중국 최초의 사물인터넷 첨단 물류 현장이다. 샤오란이라 불리는 풍뎅이처럼 생긴 납작한 로봇들은 입·출고 정보를 통해 주문된 물품들을 스스로 파악해 해당하는 물건을 지시받은 장소로 옮겨놓는다. 로봇들은 자기 스스로 충전도 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업무에 복귀한다.

쉬인도 마찬가지다.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패션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빠르게 신상품 패션 디자인을 선정하고 생산한다. 최고경영자(CEO) 쉬양텐이 구축한 검색엔진최적화(SEO)를 통해 글로벌 최신 패션 트렌드를 찾아내 소비자 욕구에 맞는 제품을 빠르게 쏟아낸다. 쉬인을 단순 패션 의류기업이라기보다 IT기업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C커머스의 약점으로 꼽히던 가짜상품, 안전성 논란도 AI·빅데이터로 돌파하려고 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24년부터 3년간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에 1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 클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판매자명·로고·이미지·가격 등 텍스트 데이터를 통해 가품 진위를 식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4년 1분기까지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동원해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을 취급하는 5000명 이상의 셀러, 183만개의 위조상품을 퇴출시켰다.


C커머스의 공습은 한국 유통·산업계 전반의 위축을 불러오고 있다. 인터넷통신판매 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도 안심하기 어렵다. C커머스의 공습은 저가시장에만 제한된 것이 아니다. 로봇청소기를 비롯해 C커머스는 백색가전 영역으로도 침투하고 있다. 1인가구 증가, 물류센터 구축으로 인한 배송시간 단축 등을 고려하면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중·고가품목 시장도 C커머스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

저자는 정부와 기업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위해 제품 관리 차원에서 인증 강화, 상호주의에 입각한 면세한도 조정, 국내 소비자 개인정보보호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이다. C커머스보다 더 싸게, 더 빨리, 더 많이 제품을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들이 어떻게 더 싸게, 더 빨리 내놓는지를 살피고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중국 현재의 제조 공급망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와 그들의 디지털화/스마트화의 발전 방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면서, 우리 제조 및 유통 생태계와의 접점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알테쉬톡의 공습 | 박승찬 | 더숲 | 270쪽 | 2만원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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