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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美부통령 토론회…월즈 vs 밴스, 치열한 '네 탓' 공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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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우리에게는 안정적인 리더십(카멀라 해리스)이 필요하다."

"트럼프를 백악관에 복귀시키면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한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1일(현지시간) 진행된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민주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와 공화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격돌했다. 올해 대선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초접전 구도로 치러지는 가운데 러닝메이트로 나선 이들은 중동문제부터 이민, 경제에 이르기까지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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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질문은 이란·이스라엘 문제

이날 토론회는 CBS뉴스 주관으로 뉴욕 방송센터에서 밤 9시부터 약 90분간에 걸쳐 진행됐다. 토론 당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만큼 첫 질문부터 중동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월즈 주지사는 "어디서 시작됐는지 염두에 두자"라며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언급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은 절대적"이라면서 "오늘 경험한 것은 안정적인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 세계는 몇 주 전 (대선 후보) 토론 무대에서 이를 목격했다"고 즉각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로 돌렸다.

월즈 주지사는 "80세가 다 돼가는 트럼프가 군중 규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행정부 측근들로부터도 ‘가장 결함 많은 사람’ 등의 악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북한에 돌아서며 동맹에 대한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우리(민주당)는 계속 (동맹에) 헌신해왔다"며 "우리는 해리스에게서 지속적인 리더십을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맹국들조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리더십을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경쟁자인 밴스 의원은 자신에 대한 소개로 운을 뗐다. 그는 "노동자 계급의 가정에서 자라 해병대에 입대했고 대학에 진학해 아메리칸드림을 실현했다"면서 "많은 사람이 아메리칸드림을 더 이상 달성할 수 없다고 걱정하고 있음을 안다. 트럼프를 백악관에 복귀시키면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이룰 수 있을 것임을 오늘 밤 90분 동안 확신시켜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늘 공격을 시작한 이란은 해리스 행정부 덕분에 동결되지 않은 자산을 1000억달러 이상을 확보했고, 그 돈으로 무기를 구입했다"면서 "트럼프는 힘을 통한 평화가 필요함을 알았다. 세상을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지지한 밴스 의원은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 개시 여부는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진 허리케인 피해 관련 질문에서 월즈 주지사는 "기후변화는 현실"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기후변화 문제를 ‘사기’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에 밴스 의원은 "기후변화의 답은 미국에서 더 많은 에너지 생산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탄소 배출이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는 현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 그는 "해리스가 진짜 기후변화에 관심이 있다면 미국으로 제조업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것"이라고 말을 돌렸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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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경제, 낙태 등 주요 이슈 두고 설전

이와 함께 밴스 의원은 불법 입국자인 부모를 추방해 자녀와 분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역사적 이민위기"를 초래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독 문제를 겪은 자신의 어머니를 언급한 그는 "해리스가 기록적 수준으로 우리 지역사회에 펜타닐을 들여왔다"면서 "트럼프의 국경정책을 다시 시행하고, 장벽을 세우고, 추방정책도 다시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월즈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캘리포니아주 법무부 장관 시절 국경 지역에서 인신매매, 마약 문제 등의 해결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포괄적 국경통제 강화 법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의 반대로 좌초됐다는 점도 비판했다.

경제 문제와 관련해 월즈 주지사는 부유층에 세금 혜택을 주고 대규모 관세전쟁을 벌이고자 하는 트럼프 캠프의 공약이 인플레이션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과 해리스 부통령이야말로 '중산층'이라면서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해리스 캠프의 경제공약을 지지했다. 이에 대해 밴스 의원은 "사람들이 트럼프의 경제계획이 말이 안 된다고 말할 때, 나는 그가 내놓은 기록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단순한 계획이 아니라 기록"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생계비 위기를 해결할 것이라며 "해리스가 한 일은 식품 가격을 25%, 주택가격을 60% 오르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리스가 만약 중산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계획이 있다면 (왜) 지금 시행하지 않느냐"라고 공세를 폈다.


올해 대선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낙태 문제를 놓고서도 두 사람은 설전을 벌였다. 월즈 주지사는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라며 2022년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를 폐기한 것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또한 트럼프 캠프의 공약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2025'가 이러한 기본적 인권을 해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우리는 여성을 지지하고, 여성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지지한다"면서 "여성들에게 개입하려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냥 당신 일에나 집중하라'"라고 받아쳤다. 해당 발언은 이번 대선 캠페인 동안 "이상하다"는 말과 함께 월즈 주지사의 유행어가 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밴스 의원은 자신이 "이 나라의 무고한 생명을 자랑스럽게 보호하고자 하는 공화당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연방 차원에서 부분적인 낙태 금지가 시행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매우 급진적인 낙태 찬성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이를 없애려고 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이 '말 그대로 가족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서 "트럼프는 낙태 정책에 대해 미국이 큰 나라며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개별 주에서 낙태 정책을 결정하는 게 올바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총기 규제와 관련해서는 밴스 의원은 아이들을 총기 폭력에서 보호하기 위해 학교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월즈 주지사는 총기 규제가 근본적 해법이라고 받아쳤다. 자신이 총기 보유자라고 밝힌 월즈 주지사는 레드플레그법, 미네소타주에서 시행한 규제 등을 언급하며 "총기를 유지하면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월즈 주지사가 자신의 17세 아들이 지역센터에서 총격을 목격했다고 말하자 밴스 의원은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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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멍청이" "내가 틀렸다" 과거 발언 실수도 인정

월즈 주지사와 밴스 의원은 이날 상대방으로부터 과거 발언에 대한 공격도 받았다. 월즈 주지사는 과거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 천안문 사태 당시 홍콩에 있었다는 발언을 두고 거짓말 이력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내가 잘못 이야기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나는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지만 완벽하지 않고, 때때로 멍청하기도 하다"고 고개 숙였다. 밴스 의원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미국의 히틀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내가 틀렸다"고 답했다. 2016년 대선 당시만 해도 '반트럼프'로 꼽혔던 그는 돌연 2020년 대선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 돌아선 상태다. 그는 "월즈가 중국 발언에 실수한 것과 같다"면서 "실수를 했을 때, 말을 잘못했을 때, 마음을 바꿨을 때는 국민들에게 솔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밴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월즈 주지사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저는 미래에 집중하고 있다"는 말로 돌렸고 이에 월즈 주지사는 "완전히 무의미한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밴스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 패할 경우 또 다시 선거 결과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직답하지 않았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있다면서 '검열의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두 후보는 토론을 마친 후 악수를 하고 서로의 아내를 소개하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토론회 진행자들에게도 다가가 감사를 표했다. 이는 지난달 10일 ABC뉴스가 주관한 대선 토론회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과 악수도 하지 않은 채 내려갔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CNBC는 "두 부통령 후보가 놀랍게도 서로 호의적이었다"면서 "주택가격 상승부터 학교 총격사건 해결 필요성까지 최소 9번 이상 서로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월즈 주지사는 토론 말미에 "오늘 밤 토론을 즐겼다. 공통점이 많이 있었다고 본다"고 했고, 밴스 의원 역시 "나 또한 그렇다"고 동의했다.


두 후보는 중서부 흙수저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백인 남성이자 군 복무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립학교 교사 및 풋볼 코치 출신인 월즈 주지사가 ‘소탈한 옆집 아저씨’ 이미지인 반면, 밴스 의원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실리콘밸리 기업가 출신이다. 통상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적었으나, 올해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막판 표심에 여파를 미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왔다. 이날 토론은 11월5일 대선 이전 후보들 간의 마지막 대면 토론 자리기도 하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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