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일(현지시간)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발 위기가 한층 고조되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장중 한때 5%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73.18(0.41%) 떨어진 4만2156.9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3.73포인트(0.93%) 내린 5708.7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8.81포인트(1.53%) 하락한 1만7910.36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S&P500지수에서 에너지, 통신, 유틸리티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특히 기술주의 낙폭이 2%대를 웃돌았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3.66%, 애플은 2.91% 떨어졌다. 인텔, AMD, 퀄컴 등 나머지 대표 반도체주들도 2~3%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부터 10대1 액면 분할된 가격에 거래를 시작한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주가는 오전 상승장을 나타내다 결국 2%대 하락 마감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였다. APA는 4.91%, 핼리버튼은 3.03%, 엑손모빌은 2.31% 올랐다. 록히드마틴을 비롯한 방산업체 주가들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보잉은 주식 추가 발행을 통해 100억달러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1%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4분기 첫 거래일인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따른 중동 확전 우려를 경계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이뤄지기 전부터 미 백악관 당국자로부터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이 확인되면서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치솟았고,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여 만이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압바스 닐포루샨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군 역시 이날 이란이 미사일 약 180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유가와 주가는 장 마감 전 각각 상승폭, 낙폭을 줄였으나, 중동발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키스 뷰캐넌은 "위험 전이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이날 공개된 지표, 미 항만노조 파업 사태도 주시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PMI는 47.2를 기록하며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이는 제조업 업황이 계속 위축세임을 시사한다. ISM은 "제조업 업황이 6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며 "지난 23개월 중 22개월은 위축 상태였다"고 전했다. S&P 글로벌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47.3에 그쳤다. 47년 만에 파업을 결의한 항만노조는 이날 파업에 돌입하며 공급망 우려를 한층 키웠다. 이 밖에 이번 주에는 9월 고용보고서(4일)도 공개될 예정이다. 9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예상을 하회하거나, 실업률이 추정치보다 높게 나올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감이 재차 커질 수 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중동발 긴장 고조로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이 쏠린 여파다. 국채금리 하락은 국채가격 상승을 뜻한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7bp 이상 떨어져 3.72%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 역시 3.60% 선으로 밀렸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전장 대비 1.66달러(2.44%) 오른 배럴당 69.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전면전 우려가 커지면서 장중 한때 상승폭은 5%를 웃돌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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