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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4곳 문 닫는다"…미슐랭 스타, 축복인가 저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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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등재 후 손님 기대치 올라가 비용 상승
재료 공급업체, 건물주 등 이해관계자 부담도

최근 넷플릭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화제다. 요리 유튜버부터 미슐랭 스타 오너 셰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요리 고수들이 자웅을 겨루며 내놓는 화려한 접시들은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셰프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 중 하나인 미슐랭 스타를 수여한 이들의 비애를 이코노미스트가 집중 조명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4일(현지시간) '미슐랭 스타의 저주'라는 기사를 통해 "12개의 레스토랑이 이번 달 뉴욕 미슐랭 가이드에 새롭게 등재되며 미슐랭 스타를 따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별을 받지 않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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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경영대학원의 다니엘 샌즈 박사는 2000년~2014년 NYT의 별점을 받은 뉴욕 내 레스토랑들을 추적했다. 그 결과 이들 식당 중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은 그렇지 못한 식당보다 수년 내 폐업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당의 위치, 음식 가격, 요리 유형과 같은 요인을 통제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특히 미슐랭 가이드가 뉴욕에 진출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미슐랭 스타를 수여한 레스토랑의 40%가 2019년 말까지 문을 닫았다.


식당을 미슐랭 별로 장식할 수 있다는 것은 레스토랑 입장에서 분명 호재다. 샌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미슐랭 스타를 거머쥔 레스토랑의 구글 검색 빈도는 33%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명성에는 대가가 따른다. 샌즈 박사는 미슐랭 레스토랑 중 상당수가 얼마 못 가 문을 닫게 되는 원인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레스토랑의 고객이 변한다는 점이다. 레스토랑이 미슐랭에 등재되며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 손님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이전보다 더 먼 곳에서 관광객이 찾아온다. 손님들의 더 큰 요구에 부응하다 보면 식당 입장에선 새로운 비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이해관계자들의 표적이 된다는 점이다. 레스토랑이 미슐랭 스타를 얻게 되면 재료 공급업체와 건물주들은 이를 기회로 삼아 거래대금과 임대료를 더 높게 부를 공산이 크다. 기존 레스토랑의 요리사들도 미슐랭 스타만큼의 값어치가 자신들의 급여에 반영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경쟁 업체에 인재를 빼앗길 가능성도 높다.


이처럼 명예로운 수상 경력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산업은 비단 요식업뿐만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수상 경력이 있는 CEO가 스펙이 전무한 경쟁사나 전임 사장보다 저조한 성과를 낸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며 "미슐랭 스타 셰프처럼 업계에서 이름 있는 스타급 CEO는 더 높은 연봉을 요구하고 더 쉽게 주의가 산만해지며 경영보단 책을 쓰고 이사회에 참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설명했다. 출판 분야에서 수상작이 이전보다 혹독한 평가를 받고 준우승작보다 까다로운 심사를 받는 것도 비슷한 논리라고 매체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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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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