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푸른 점화', 홍콩 경매서 78억에 낙찰…韓 미술품 경매가 3위

26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5년 만에 출품
현대미술경매가 상위 10위 모두 '김환기'

김환기 화백의 1971년 작품, 푸른색 전면 점화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약 78억 원에 판매됐다. 경매에서 거래된 한국 회화 중 역대 3위 기록으로, 1위부터 10위까지가 모두 김 화백 작품이다.

김환기, 9-XII-71 #216,면에 유채,127 x 251cm. 1971. [사진제공 = CHRISTIE]

지난 26일 크리스티 홍콩 본사에서 열린 '20세기 및 21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김환기 화백의 작품 ‘9-XII-71 #216’은 4600만 홍콩달러(약 78억1940만 원·수수료 불포함)에 낙찰됐다. 작품 추정가는 한화 약 77.5 억~ 112억 원이었다.

크리스티 홍콩은 해당 작품의 수수료 포함 가격은 5603만5000 홍콩 달러(한화 약 95억5564만 원)라고 밝혔다.

이날 낙찰된 김 화백의 작품은 앞서 2019년 11월 크리스티 홍콩에서 약 132억 원(수수료 포함 153억 원)에 낙찰된 '우주', 그리고 2018년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85억3000만 원에 낙찰된 '3-II-72 #220'에 이어 세 번째로 비싼 한국 회화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초까지 이중섭 화백의 작품이 10위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3월 경매에서 순위가 뒤집히면서 1위부터 10위까지 김환기 화백 작품이 휩쓸게 됐다.

이학준 크리스티코리아 대표는 "‘9-XII-71 #216’은 밝은 푸른 색조를 띠고 있으며 김환기가 바탕색을 칠하고 그 위에 선을 그린 뒤 점을 찍은 제작 과정을 볼 수 있어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78억1940만 원에 낙찰된 김 화백의 푸른색 전면 점화는 132억에 낙찰되며 가장 비싼 한국 미술품 기록을 세운 ‘우주’와 같은 해인 1971년 제작됐다. 가로 251㎝, 세로 127㎝ 크기로, 푸른빛을 띤 점이 반원형 소용돌이 패턴으로 뻗어나가며 점차 확장되는 그림이다.

이번 경매는 크리스티 홍콩 본사가 신규 이전한 '더 헨더슨'에서 처음 진행한 경매로 낙찰 기록이 이어졌다.

크리스티는 최근 자하 하디드 건축소가 설계한 홍콩 중심부 최첨단 신축 건물 더 헨더슨(The Henderson) 타워에 아시아 본사를 확장 이전했다.

이브닝 경매에서 김환기 외에도 한국 작가 이성자의 1963~65년 작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이 800만 홍콩달러(수수료 포함 1005만5000 홍콩 달러, 낙찰가 기준 약 17억)에 낙찰되며 작가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배 작가의 '불로부터 -Do 5'가 130만 홍콩달러(수수료 포함 163만8000 홍콩 달러, 낙찰가 기준 약 2억8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