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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공장, 24시간 돌아가는 이유 [테크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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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다크 팩토리' 해외서 화제
인간 없는 100% 자동 생산 시설
사람 눈이 없으니 조명 필요 없어

지난 7월, 샤오미는 중국 창핑 지역에 차세대 스마트 공장을 설립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도의 자동화를 이룬 스마트 공장이야 이젠 새로운 것 없는 현실이 됐지만, 샤오미 공장은 단 하나의 특징 때문에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조명이 없는 '다크 팩토리(Dark factory)'였다는 겁니다.


사람 눈 없는 공장엔 불이 필요 없다

다크 팩토리의 조립 라인 [이미지출처=샤오미 유튜브 캡처]

다크 팩토리의 조립 라인 [이미지출처=샤오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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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창핑 다크 팩토리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공장 이름이 다크 팩토리인 이유는 말 그대로 이곳 내부엔 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공장은 샤오미 최초로 생산라인 모든 공정에 걸쳐 100%에 준하는 자동화를 이룬 시설이며, 이 때문에 인간 노동자가 투입되지 않습니다. 맨눈으로 볼 일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불도 필요 없는 겁니다.

보통 '공장'하면 떠오르는 아이콘은 삼각형 모양으로 뾰족하게 난 지붕과 굴뚝을 갖춘 구조물이지요. 공장 특유의 지붕은 원래 근로자를 위한 채광판 때문에 만들어진 형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 산업 시설엔 채광도, 조명도 필요 없습니다.


실제 샤오미가 공개한 짤막한 공장 내부 영상을 보면, 어두컴컴한 공장복도 내에 모니터와 센서만이 반짝거릴 뿐입니다. 자재 운반용 드론도 레이다와 라이다 시스템으로 경로를 찾을 테니 굳이 불을 켤 이유가 없을 겁니다.


연중무휴 24시간 100% 가동, 3초에 스마트폰 한 대

샤오미가 공개한 공장 내부 모습 [이미지출처=샤오미 유튜브 캡처]

샤오미가 공개한 공장 내부 모습 [이미지출처=샤오미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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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창핑 공장의 규모는 8만1000제곱미터(약 2만4500평)에 달하며, 연중무휴 24시간 내내 작동합니다. 자동화 시스템의 취약점 중 하나는 사람의 개입이 없어 생산 시설 일부가 고장 났을 때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샤오미는 이 문제를 '기계 간 협업' 기술로 해결했다고 주장합니다.

즉, 공장의 생산 시설은 모두 일정 수준의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체계가 탑재돼 있습니다. 덕분에 특정 구간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 AI가 식별해낸다는 겁니다. 또한 정밀 기계의 오작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도 먼지 제거에 신경 썼다고 합니다. 해당 공장의 설립 비용은 3억3000만달러로 상당한 수준의 자본이 지출됐습니다.


자본 지출은 어마어마하지만, 다크 팩토리는 기존 인간 중심, 혹은 인간-기계 협력 시설보다 뛰어난 점도 있습니다. 우선 생산 속도가 빠릅니다. 창핑 다크 팩토리는 약 1초에 1대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결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운영할 때 드는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로봇이 가져온 中 대량 생산 신화, 이젠 디플레 역설로

중국의 한 취업 박람회 모습 [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중국의 한 취업 박람회 모습 [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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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자동화 공장은 비단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생산라인에만 도입되는 게 아닙니다. 요즘에는 항구 시설도 카메라와 센서, AI가 결합한 '스마트 크레인'으로 자동화하고 있으며, 심지어 노동 집약적이라는 물류 센터에도 서서히 로봇이 도입되고 있지요.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선 인간이 할 법한 동작을 똑같이 흉내 낼 수 있는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도 한창입니다.


아이러니한 건 전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자동화 생산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중국은 되려 '과잉 생산'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은 국내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생산돼 해외로 수출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가격이 급락하면서 외국 기업들과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의 생산량이 세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경고하기도 했지요.


산업 생산의 자본 집중도가 현저히 높아지면서 실업률 문제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통계청은 앞서 지난 7월 청년(16~24세) 실업률이 17.1%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또한 통계 작성 방식을 바꾼 뒤 집계된 수치로, 이전 통계 기준으로 발표했던 지난해엔 20%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장단단 베이징대 국가발전연구원 부교수는 중국의 실제 청년 실업률이 46.5%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결국 AI와 자동화는 세계 경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모양새입니다. 그 누구보다도 공격적으로 자동 생산을 도입했던 중국은 미국이 경계할 법한 생산 효율을 손에 넣었지만, 그 여파로 디플레이션 위험과 잉여 노동력 수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까요. 기술과 지속 가능성이 상충하지 않는 길을 만들어 내는 게 앞으로 중국 사회에 달린 숙제인 셈입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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