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구청장 때부터 튀르키예 등서 금품 수수
검찰, 추가 압수수색…한국 등 5개국 연관성 수사
미국 민주당 소속인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시장 당선 수년 전부터 튀르키예 등으로부터 호화 여행 접대와 불법 선거자금 등을 수수한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현직 뉴욕시장으로는 첫 기소된 애덤스 시장의 뇌물 수수 규모는 10만달러(약 1억3200만원)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검찰은 애덤스 시장 공관을 추가 압수수색하고, 한국 등 다른 국가의 관계도 살펴보고 있어 추가 기소 가능성도 예상된다.
26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검찰은 애릭스 시장에 대해 전자금융 사기, 뇌물 수수, 불법 선거자금 모금 등 5개 범죄 혐의를 적시했다.
검찰은 애덤스 시장이 지난 2021년 뉴욕시장 선거 당시 튀르키예 등 외국 단체로부터 불법적인 선거 자금을 모금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외국 정부와 외국 국적자, 외국 단체로부터 선거 자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애덤스 시장이 불법 선거 자금을 받은 대가로 2021년 소방당국에 압력을 행사에 튀르키예 정부가 뉴욕에서 짓고 있던 '튀르키예 하우스'의 임사 사용 허가를 무리하게 내주도록 했다고 보고 뇌물죄를 적용했다.
애덤스 시장은 또한 브루클린 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4년부터 약 10년 동안 부유한 외국인 사업가, 튀르키예 정부 관료 등으로부터 호화 여행 등 부적절한 혜택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 외교관으로부터 각종 해외 왕복 항공편 무료 업그레이드, 비즈니스석 항공권, 호텔 할인 숙박 등을 제공받았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금품 수수액만 10만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애덤스 시장은 그동안 튀르키예를 최소 여섯 차례 방문하고, 구청장 시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데미안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은 기자들에게 "이 업그레이드와 무료 혜택은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일부 상용 고객 프로그램의 일부가 아니란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는 떠오르는 뉴욕시 정치인인 에릭 애덤스의 호의를 사기 위한 수년 간의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애덤스 시장은 명확한 레드라인을 여러 차례 넘었다"며 "이번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새벽 뉴욕시장 공관을 압수수색, 애덤스 시장의 휴대폰을 확보하는 등 추가 기소를 예고했다.
애덤스 시장 측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며 시장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검찰 기소에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시 역사상 두 번째 흑인 시장인 애덤스 시장은 이번 기소로 정치적 생명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경찰 출신인 그는 법과 질서에 기반해 시를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됐으나 도덕성과 청렴성에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민주당 우세 지역인 뉴욕시에서 민주당 시장 후보로 지명돼 차기 시장 당선 역시 유력한 상황이었으나 애덤스 시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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