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차세대 가속기·프로세서 출시 기자간담회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이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와 고성능 프로세서를 출시하며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I 반도체 대표 주자인 엔비디아와 경쟁을 예고한 인텔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부문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인텔코리아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옛 전경련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 출시한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AI 가속기 ‘가우디3’와 ‘제온6 P-코어(Xeon 6 with Performance-cores)’ 기술을 소개했다.
가우디3는 대규모 AI 연산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거나 예측할 때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TSMC의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 양산된다. 이전 모델보다 속도는 최고 4배 빠르고 HBM은 1.5배 늘려 적용했다. 4개의 텐서 프로세서 코어와 128GB의 HBM2e 메모리를 갖추고 있어서 큰 AI 모델도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딥러닝 관련 파이토치(PyTorch)와 자연어 처리(NPL, 언어 분석) 관련 허깅페이스(Hugging Face) 등 주요 AI 프레임워크와 호환되며 IBM 클라우드에서도 서비스로 제공될 예정이다. 인텔은 가우디3를 통해 엔비디아와 AMD 등과 AI 칩 시장에서 겨루게 된다. 엔비디아가 세계 서버용 CPU 시장의 70% 이상을 선점했고 AMD와 인텔이 추격하고 있다.
인텔의 새로운 CPU인 제온6 P-코어는 ‘고성능’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코어 6개를 갖췄다. 데이터 처리, 서버 작업, 고속 계산 작업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전 모델보다 성능이 2배 좋아졌다. 엣지(자율주행차처럼 데이터 수집 장소 근처 및 기기 자체에서 바로 처리하는 방식),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환경 등의 AI 성능에 최적화됐다. 반대로 ‘E-코어(Efficient core)’는 에너지 효율성을 중시한 코어다. 백그라운드 작업이나 낮은 전력 소모가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앞서 인텔은 지난 6월 E-코어 기반 제온6을 출시했다.
인텔은 감원과 적자 등 경영이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신제품을 출시했다. 인텔은 올해 1분기 3억8100만 달러, 2분기 16억1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부문은 상반기 누적 적자가 53억달러에 달한다. 주가는 60%가량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에도 못 미친다. 전체 직원의 15%인 1만5000명을 감원하기로 했고 최근 퀄컴이 인텔 인수를 타진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인텔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AI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및 AI 사업부 한국 영업 총괄(상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조만간 주요 OEM에서 오늘 출시한 인텔 제품을 탑재한 서버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라며 "국내 고객들에게 AI 인프라 구축에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델 테크놀로지스, 슈퍼마이크로 등 주요 OEM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고객의 특정 요구에 맞춘 AI 배포시스템을 공동 설계하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현재 가우디3과 제온6을 활용한 검색 증강 생성(RAG) 기반 솔루션을 공동 설계 중이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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