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베트남 법인 매출 급감
대규모 대손충당금 일시 반영
코스닥 상장사 에이텀 이 지난해 연말 갑자기 5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 법인에서 발생한 외상금을 ‘못 받을 수 있는 돈’으로 분류한 것이다. 베트남 법인은 상장 후부터 매출이 급감해 일각에서는 상장 전 매출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텀은 지난해(2023년 7월~2024년 6월) 매출채권과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54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전년 4억원 대비 1066%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대손충당금은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추정해 못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경우 미리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 방식이다.
에이텀은 대손충당금을 연말에 갑자기 반영했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에이텀의 대손충당금은 7억원이다. 이에 에이텀의 적자 규모는 연말에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에이텀은 별도 누적 기준 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4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79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대규모 대손충당금에 따른 대손상각비가 4분기 한 번에 판관비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에이텀의 대규모 대손충당금은 대부분 베트남 법인(ATUM VINA CO., LTD)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텀은 베트남 법인의 매출채권에 대해 27억원을, 미수금에 대해 26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에이텀의 생산기지다. 에이텀은 경기도 안산 본사와 베트남 법인에서 트랜스 제조를 하고 있다. TA(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용 트랜스)의 경우 2차 몰딩코일은 안산공장에서, 트랜스 완제품은 베트남 법인에서 양산한다.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는 것은 에이텀이 베트남 법인에 외상으로 물건을 팔고 매출채권을 대신 받아왔는데, 현금으로 회수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뜻이다.
베트남 법인의 실적은 에이텀이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곧바로 감소했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매출액은 107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줄었다. 이전까지 베트남 법인의 매출액은 2021년 158억원, 2022년 166억원, 2023년 195억원 등 매년 성장세를 보였다.
에이텀에서 베트남 법인으로의 매출액도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텀은 베트남 법인으로 22억원을 팔았다. 전년도 78억원에서 71%이상 감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에이텀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의 생산라인이 TA·TV 중심에서 전기차 라인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매출이 줄었고 신공장 이전에 따른 비용 부담 등으로 매출채권 회수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판단한 것”이라며 “인위적인 매출 조정이나 손실 확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에이텀은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에서 “베트남 법인에서 전기차 관련 제품을 생산할 계획인데, 현재 생산능력에 여유가 있어 신규로 공장을 증설할 필요가 없고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생산량에 정비례해서 제조경비가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5060 절반 넘는데…2030은 "싫어요" 기피 1순위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