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항목 답변하면 AI가 상대 매칭
도쿄 주민이거나 도쿄 소재 직장·학교 다녀야
일본 도쿄도가 지방자치단체로는 이례적으로 데이팅 앱을 자체 개발해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21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는 도쿄도가 결혼 희망자가 안심하고 상대방을 찾을 수 있는 장(場)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개발한 앱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가입 대상자는 도쿄에 거주하고 있거나 도쿄에 있는 직장 또는 학교에 다니는 18세 이상 독신 남녀다. 가입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사진과 신분 확인 및 독신 증명 서류와 소득 확인 서류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2년 동안 유효한 등록 요금은 1만1000엔(약 10만2000원)이다. 가입자가 가치관 등에 대한 100여 항목의 질문에 응답하면 인공지능(AI)이 이를 기반으로 적합한 상대를 선택해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데이팅 가동과 관련해 "많은 분이 멋진 만남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최근 5년 새 결혼한 일본의 30대 이하 젊은 층 4명 중 1명은 데이팅 앱으로 배우자를 만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데이팅 앱을 통한 이성 만남이 보편적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아동가정청은 전국 15~39세의 미혼 남녀 1만8000명과 최근 5년 이내 결혼한 2000명을 상대로 지난 7월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데이팅 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기혼자는 56.8%였고, 미혼자는 26.8%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대상 기혼자 4명 중 1명꼴인 25.1%는 배우자를 만난 계기가 '데이팅 앱'이라고 답했다. 그다음으로는 '직장이나 일 관계'(20.5%), '학교'(9.9%), '친구나 형제자매의 소개'(9.1%), '파티나 단체 소개팅'(5.2%) 등이 이어졌다.
지난해 일본에서 결혼한 부부는 50만쌍 미만이다. 이는 90년 만에 가장 낮은 결혼 건수다. 출산율 또한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태총계발표'를 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1.20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합계출산율은 2016년부터 8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도쿄도의 출산율이 0.99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이 밖에도 사이타마, 지바, 가나가와현 등 대표적인 수도권 3현은 모두 1.1대로 도시 지역의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더 낮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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