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를 위한 오는 24일 토론회의 대진표를 발표했다.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팀'과 '시행팀'을 나눠 토론 후 결과를 바탕으로 민주당 정책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으로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민병덕 민주당 정책디베이트 준비위원장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토론회 참가 의원을 발표했다.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팀에는 김현정(팀장), 이소영, 이연희, 박선원 의원, 김병욱 전 의원 등 5명이다. 반면 금투세 시행을 주장하는 인물은 김영환(팀장), 김성환, 이강일, 김남근, 임광현 의원 등이다. 토론 방식은 3대 3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 의원은 "(토론회 이후) 정책 의총을 거치되 결정은 지도부가 하지 않을까 싶다"며 "투표를 할지,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지도 지도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서 유예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지적에 "토론을 시작하기도 전에 계속해서 어떤 방향이 정해졌다거나 지도부에서 (유예를) 말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이 금투세 시행 여부를 놓고 토론회까지 개최하는 배경에는 당 내부에서도 이를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다. 금투세는 이재명 대표의 의중인 '유예 후 보완'에 대체로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일각에선 여전히 '부자감세' 반대 원칙론을 내세우며 예정대로 내년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보완 시행'을 주장했다가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유예'로 입장을 선회한 상태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공개적으로 당내 금투세 유예론을 처음 주장한 데 이어 박선원·이연희·김현정 의원 등이 동조했다. 이어 김민석 수석최고위원 역시 금투세 도입 전 검증 시간이 필요하다며 '3년 유예론'을 주장했다. 친명(친이재명)' 주축이자 '신(新)명계(신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 최고위원의 3년 유예론은 이 대표의 의중을 적극 반영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금투세 적용을 3년간 유예할 경우 차기 대선 이후로 시행이 연기돼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서 금투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금투세 시행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맞서는 의견도 있다. 당내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대표적이다. 진 의장은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이익을 본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며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진 의장은 금투세 유예론이 당론 채택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거리를 뒀다. 그는 통화에서 "그렇지 않다. 아직 당내 토론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에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역시 금투세 유예에 반대하며 진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들은 금투세 과세 대상자가 기획재정부 추산 약 15만명으로, 전체 주식투자자 수 약 1424만명 중 상위 1%에 해당한다는 점을 꼽았다. 금투세 유예는 곧 부자감세라는 주장이다. 금투세 시행 입장에서 토론회에 참가하는 임광현 의원은 국내 주식 기본공제를 연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금투세 보완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내 유예론자들은 유예 조건으로 이것저것 내걸고 있는데, 오히려 시장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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