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합의 어렵고 하마스 비협조적
"대선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중"
미국이 수개월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을 적극 조율해왔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 협상 타결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비공식적으로 이같이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 90%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고위 관료 사이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현재 협상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관료는 WSJ에 "아무런 협상도 임박하지 않았다"며 "결국 (휴전이) 이뤄질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가자 전쟁 휴전을 주요 업적으로 삼고 물러나려 하지만 현재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료들이 임기 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도 석방해야 하는데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호출기와 무전기 폭발 공격이 발생하며 전면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은 요원해졌다.
하마스의 태도도 협상의 걸림돌이다. 협상 과정에서 하마스가 제시한 요구를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락한 뒤에도 하마스가 다시 말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 같은 태도에 미국 측에선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 진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 우파 연정 내 보수 세력을 달래기 위해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미국 관료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몇 달이 남았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휴전 협상 체결이 다음 대통령의 취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휴전 협상에 중재국으로 참여한 한 중동 국가 관리는 "모두가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다음 행정부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지금은 (협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 정부로 협상을 미루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한 관료는 "(합의 포기는) 무책임하다"며 "리더십과 타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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