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던 MLS, 경제 가치 4조원 증가
인터 마이애미, 유니폼 판매 등 늘며 매출 ↑
메시 내년 시즌 계약 종료에 구단은 고민
2026 북중미 월드컵 효과 기대감 '솔솔'
미국 플로리다주 체이스 스타디움에서 지난 15일 열린 인터 마이애미와 필라델피아 유니온의 축구 경기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월 콜롬비아에서 '2024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결승전 당시 입었던 부상으로 두 달간 휴식 끝에 화려하게 복귀한 그였다. 그렇게 돌아온 그가 복귀 경기에서 멀티골에 1도움을 기록하자 축구 팬들은 함성을 쏟아냈다.
지난 18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경기장에서 진행된 인터 마이애미와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사진 오른쪽)가 슛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메시는 미국 프로축구리그인 메이저리그사커(MLS)를 최근 1년간 뒤흔든 인물이다. 메시 덕에 미식축구, 야구, 농구에 밀리던 미국의 축구 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메시가 미국 축구 업계에 붐을 일으켰으며, 내년 시즌 이후 그가 은퇴하면 시장이 침체될까봐 이를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시는 지난해 6월 인터 마이애미와 계약을 맺고 2025시즌까지 MLS에서 뛴다. 계약 당시 메시는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서 2023시즌을 마무리 지은 상태였으며 막대한 계약금을 제시한 사우디아라비아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고향인 아르헨티나와 가깝다는 점, MLS 중계를 10년간 책임지는 애플TV+의 수익 일부를 받는 등 각종 조건이 미국행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진다.
MLS는 메시의 등장으로 그야말로 '떼돈'을 벌고 있다. 메시가 출전하는 경기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지면서 경기장을 찾는 축구 팬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MLS 내 축구팀의 가치가 총 32억달러(약 4조3000억원) 늘었다. 메시 경기가 아니어도 축구 경기를 찾는 관중이 늘었다.
특히 인터 마이애미의 가치는 내년 말까지 20억달러로 치솟아 2022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인 호르헤 마스는 블룸버그에 인터 마이애미의 매출이 4배가량 증가한 2억달러로 치솟았고 메시의 이름이 새겨진 분홍빛 유니폼 판매량도 세계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 마이애미는 수십 개의 브랜드와 후원 계약을 맺으며 5500만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메시에 연봉, 보너스 등을 주고도 수익을 냈다는 것이 마스의 설명이다.
인터 마이애미 구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수도 메시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지 24시간 만에 두 배로 늘어 영향력이 대폭 확대됐다. 미국에 기반을 둔 설문조사 기반 연구 조직인 SSRS는 지난 2월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 1위에 메시가 등극해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축구 선수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미국 축구 업계가 이제 관심을 갖는 건 메시의 내년 시즌 계약 종료 이후다. 앞서 1970년대에는 브라질 출신의 축구선수 펠레가, 2007년에는 영국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미국 축구 리그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에도 티에리 앙리(프랑스), 웨인 루니(영국),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등 축구 스타 선수들이 미국 축구장에서 경기했지만, 반짝인기를 끈 뒤 분위기가 시들해졌다.
업계에서는 2026년 6월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인 만큼 메시가 없어도 미국 축구 리그가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와의 계약 연장을 희망하면서도 남미와 미국, 유럽 등에서 다른 축구 선수를 물색하는 등 대응책을 찾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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