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대 기념식 취소, 태풍피해지원 기부
1년에 추수 3번, 추석보단 설 명절을 길게
추석 연휴기간 주로 기념행사를 열거나 수학여행을 갔던 베트남의 초·중·고등학교, 대학교들이 기념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태풍 피해 복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추석 연휴는 물론 당일에도 별도의 공휴일이 없는 베트남에서 추석은 통상 '어린이날'로 여겨져 학교마다 다양한 행사와 기념식을 열었지만 올해는 태풍피해가 극심해지면서 학교들이 행사 예산을 모두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학교서 추석 행사 대거 중단…태풍피해 지원 나서
현지매체인 베트남의소리(VOV) 방송에 따르면 15일 베트남 하노이 국립대학교는 베트남의 추석인 '뗏중투(Tet Trung thu)' 기념행사와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행사를 위해 모았던 예산은 모두 홍수 지원에 사용하고 교직원 및 강사들도 하루치 급여를 모두 태풍피해 지역의 복구지원비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하노이 대학 외에도 베트남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도 잇따라 뗏중투 행사를 취소하고 행사비용 전액을 복구지원비로 기부하고 있다. 베트남은 추석기간이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아 모두 정상출근하며, 보통 학교에서 기념행사와 포상식, 수학여행 등을 가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태풍 야기의 피해로 북부지역에서 수백명의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하고 주요 도시와 마을들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하면서 학교들이 행사를 대거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몰아친 슈퍼태풍 야기의 여파로 북부 옌바이, 라오까이, 타이응우옌 등 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약 3만5000가구가 침수되고 150만가구의 전력공급이 중단됐다. 300여명의 사상자, 실종자가 발생했다. 태풍 이후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도 7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추석연휴 때 정상근무하는 베트남…연간 3회 추수라 의미 약해져
설 명절과 함께 추석을 연중 최대 명절로 기념하고 연휴기간도 긴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베트남에서는 설 명절에만 연휴가 있고 추석은 아예 휴일이 없다. 이는 1년에 3모작이 가능한 동남아시아 기후 특성상 추수가 갖는 의미가 동북아시아 국가들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지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의 추석인 뗏중투는 어린이날에 더 가깝다. 한자 '중추절(仲秋節)'에서 비롯된 뗏중투란 용어보다 어린이날을 뜻하는 '뗏티에우니(tet thieu nhi)'라는 용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베트남 국부인 호치민이 생전에 뗏중투를 전쟁 고아들을 위한 날로 바꾸자는 제안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관광객들은 추석연휴에 모든 상점과 관광지들이 휴일없이 정상근무를 하는 베트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지난달 1일부터 7일까지 최근 5년 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갔다 온 18세 이상 1270명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4년 추석연휴 해외여행 의향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로 일본(31.1%)과 베트남(18.0%)이 꼽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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