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시간씩 전국 단위로 전원 문의해도 결국 수용 안돼"
"전문 과목 아니라 적절한 진료 아닐 수 있음을 환자에 설명"
"정부 의료개혁안 추진 시 국민은 민영의료에 의존하게 될 것"
지역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가 "응급실 파행 부정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찬규 원광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병원다니는사람들 대표)가 5일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김찬규 원광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사직전공의(병원다니는사람들 대표)는 5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가 열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지역 응급실 의사로서 자처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 서울까지 올라오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직 후 지역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근무 중이라는 그는 "서너시간씩 전국 단위로 전원 문의를 해도 결국 수용이 안 돼 어쩔 수 없이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만 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며 "그럴 땐 환자와 보호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차트에 '전문 진료과목이 아니라 적절한 진료가 아닐 수 있음을 환자 및 보호자 모두 이해했고, 내일 다시 전원 문의할 예정'이라고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후 진료과 인력 부족으로 남아있는 의료진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 환자 수를 한참 벗어났다는 것이 대학병원 교수님들의 고충"이라며 "진료를 봐야 하는데 환자가 과도하게 많다 보면 설명과 처치 등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의료현장 위기에 대한 취재진 질의에 "지역의 종합병원들 이런 데 가보시면 문제들이 있지만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으로 의료소비자인 국민들이 민영 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김찬규 사직전공의는 '무너진 응급실 건물 터 위에 꽂힌 정부의 새 깃발은 의료민영화다'란 성명을 통해 "필수·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한다는 명목의 의료개혁은 사실상 민영화 추진 과정과 다름없다"며 "의료개혁안에 나와 있는 '가치기반의료'는 의료비의 총지출을 제한해 과소진료를 유발하고, 환자 본인부담금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육각형 의료에 익숙한 국민들은 대안을 찾아 사보험과 민영보험을 찾을 것이고 혜택은 전부 대형 보험사 등이 가져가게 될 것"이라며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결국 국민들을 사보험과 민영보험에 의존하게 만들어 사실상의 민영화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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