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마리 들여왔다가 생태계 초토화…일본 "30년만에 몽구스 퇴출"

日 아마미오섬, 독사 대응 위해 몽구스 들여와
30마리가 3만마리로…희귀종까지 먹어 치워
30년 만에 퇴치 성공…"세계적으로 드물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한 섬에서 생태계 보호를 위해 외래종인 몽구스를 포획해 온 결과, 30여년 만에 근절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가고시마현의 섬 아마미오섬 지자체는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30여년 간 퇴치 운동을 벌여온 몽구스가 이 섬에서 근절됐다고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고양이족제비로도 불리는 몽구스는 몽구스과에 속하는 포유류로 남아시아 등에 주로 서식한다. 귀여운 생김새와는 달리 코브라도 잡아먹는 뱀의 천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지난 1979년 이 섬의 독사 대응책으로 약 30마리를 들여온 것이 발단이었다. 이후 몽구스가 빠르게 번식하면서 뱀은 물론이고 물고기, 곤충, 새알 등을 먹는 잡식성인 몽구스가 농작물을 해치고 토종 토끼 등 희귀종까지 먹어 치우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해당 지자체가 먼저 대응에 나섰고, 일본 정부도 함께 퇴치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 이 섬의 몽구스 개체 수는 1만마리에 달했는데, 본격적인 퇴치 작업이 시작되면서 한 해에만 3884마리를 포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25년간 35억 7300만엔(약 33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포획한 몽구스는 3만 2000여 마리로, 지난 2018년 4월 한 마리를 발견한 것을 끝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다. 섬에 설치돼 있던 300대의 카메라에도 몽구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기준 근절 확률이 99%라는 결론을 냈고, 이번에 환경성의 근절 선언이 이어졌다.

아마미오섬. [이미지출처=일본정부관광국 홈페이지 캡처]

아마미오섬은 면적이 712㎢에 달하는 일본에서 9번째로 큰 섬으로, 규슈와 오키나와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지난 2021년 7월 세계자연유산으로 정식 등재됐다. 백사장과 산호초, 맑은 바다를 자랑해 다이빙과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휴양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시이노부오 도쿄 여자대 명예교수는 “방치해뒀다면 섬에 서식하는 희귀종 생물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것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일본 환경성은 "아마미오섬 정도 크기의 지역에서 장기간 정착한 몽구스 근절에 성공한 건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