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67) 일본 총리가 다음 달 자리에서 물러난다. 전임 아베 신조 총리가 재선을 거듭하면 8년 넘게 총리를 지낸 것과 달리 3년 만에 퇴임하게 됐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말 선출된 자민당 신임 총재에게 자리를 넘길 예정이다. 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된다. 현재 제1당은 자민당이다.
1982년 와세다대 법학부를 졸업한 기시다 총리는 3대에 걸쳐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가문 출신이다. 기시다 총리는 1987년 아버지인 기시다 후미타케 중의원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지역구인 히로시마 1구를 물려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중의원 이후 외무상, 방위상 등을 맡았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문부과학성 부대신(차관)에 임명됐다. 2007년 아베 신조 1차 내각에서는 내각부 특명 대신(장관)을 맡았다. 이후 소비자 행정 추진 담당상, 우주 개발 담당상 등을 거쳤다. 기시다 총리는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원부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내에서 그의 입지는 탄탄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사임하자 총재 선거에 출마했다고, 승리했다.
기시다 총리가 연임에 도전하지 않은 배경에는 자민당 소속 의원들의 정치 자금 스캔들이 있다. 지난해 말 자민당에서 아베파 정치인들이 정치 자금 스캔들을 일으켰다. 이후 기시다 내각은 지지율이 10~20%대에 머물렀다. 기시다 총리는 당 안팎으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출마를 선언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6~7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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