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새 총리 지명을 위한 협의의 일환으로 사회당 출신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총리와 회담한다. 온건좌파 성향의 카즈뇌브 전 총리는 조기총선 후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프랑스에서 새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1일(현지시간) 르몽드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월요일인 2일 오전 9시부터 카즈뇌브 전 총리외 회동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측 측근은 "총리 지명을 위한 협의의 일환"이라고 확인했다. 카즈뇌브측 관계자 역시 최근 며칠간 카즈뇌브가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카즈뇌브가 요구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만약 그렇게 되면 추가적인 국가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날 올랑드 전 대통령과 공화당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도 연쇄 회동할 예정이다.
1963년생인 카즈뇌브는 2016∼2017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시 사회당 정부에서 총리를 지냈다. 2022년 사회당이 극좌 성향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와 연대한 데 항의해 사회당을 떠났다. 정치권 안팎에서 LFI와의 오랜 불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르몽드는 카즈뇌브가 총리로서 두 가지 필수조건, 즉 경험과 자기 의견에 신용을 갖춘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에서는 7월 조기총선에서 어떤 정당도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헝 의회’가 구성된 이후 새 총리 임명에도 차질을 빚으며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에서 하원1당을 차지한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단독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만큼 '연정'이 필수적이라며 NFP측 총리 후보인 루시 카스테트 현 파리시 재정국장 카드를 거부한 상태다. NFP는 사회당, 녹색당, 공산당과 극좌 성향의 LFI 등 4개 정당으로 구성돼 있다.
NFP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NFP 연정 협상에서 LFI를 대표하는 마누엘 봉파르 의원은 새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카즈뇌브에 대해 "의회에서 좌파 연합 구성 정당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좌파 쪽 총리로 간주할 수 없다"면서 "선거 결과를 존중하지 않고 NFP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명한다면, 의회에서 대통령 해임을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책을 시행할 정부를 구성하자고 한다면 NFP가 제안한 후보, 루시 카스테트가 있다"면서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한 후에도 권력 유지를 위해 NFP를 분열시키고자 함이 확실하다. 카즈뇌브는 의심할 여지 없이 이러한 파괴 시도의 도구"라고 주장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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