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이후 소폭 반등했으나
美SEC 강경규제·시장 피로감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 일순간 이탈
8월 마지막주 비트코인 시장은 약세장으로 6만달러선을 또 내줬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심포지엄 이후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희망적인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디지털 자산 시장 규제 기조, 시장 피로감 등이 맞물리면서 이른바 '고래'라 불리는 대량 보유자들이 이탈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1일(한국시간) 오전 9시48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0.08% 오른 5만9319.9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일주일 전 대비로는 7.42% 내렸고, 1개월 전에 비해서는 10.41% 하락했다. 1년 전 대비로는 117.96%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25일 6만4000달러 초반에서 출발한 가격은 27일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8일 큰폭의 낙폭을 기록했다. 28일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5만8230달러까지 밀렸으며 이후 6만달러 고지 회복을 시도 중이나 31일 현재 도로 6만달러선을 내준 상황이다.
지난주 가격 부진은 시장에서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코인글래스 데이터를 인용해 가상자산 시장에서 약 3억1300만달러(약 4173억원) 규모의 롱포지션이 청산됐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은 약 9500만달러어치가 청산됐다. 이는 비트코인이 폭락했던 8월 5일 이후 최대 청산 규모다.
미국 정부의 디지털 자산 시장을 향한 강경 규제 기조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 SEC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에 '웰스 노티스(법적 조치 예고)'를 송부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오픈씨에 상장돼 있는 NFT에 증권성이 있다고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SEC가 법적 조치를 예고했거나 법적 조치를 취한 사례는 거래소(코인베이스·바이낸스·크라켄)와 블록체인기업(리플), 디지털자산지갑(컨센시스),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페이팔) 등 다양하다.
다만 가상자산업계선 11월 미 대선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미 대선 공화당측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찍이 '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을 표방해왔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직접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전략적으로 비트코인을 비축하겠다는 방침도 공표했다. 비트코인을 후원 계좌로 받겠다는 방침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측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가상자산 산업 제도화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의 정책 선임 고문인 브라이언 넬슨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상자산 커뮤니티 참여 노력에 대한 질문에 "해리스는 신흥 기술과 그런 종류의 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 정치후원금 중 48%는 블록체인 기업이 제공 중"이라며 "자금 대부분은 공화당측 후원에 사용되고 있는데, 트럼프 후보가 끊임없이 디지털자산을 언급하는 이유일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코인베이스와 리플 두 기업이 1억달러를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미국 블록체인 기업의 경우 대선 결과가 기업 전망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인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이날 기준 투자심리를 지수로 표시한 공포·탐욕 지수는 29점(공포)이다. 지난주 56점(탐욕)보다 크게 낮아졌다. 얼터너티브의 공포·탐욕 지수는 0점으로 갈수록 투자에 대해 비관하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100점에 근접할수록 낙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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