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높아진 반려동물 동반 여행
국내 항공사, 반려동물 서비스 강화
최근 가족과 연인이 아닌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행 전 지인이나 애견 호텔 등에 반려동물을 맡겼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의 증가와 맞물린 현상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여행 문화 주도하는 MZ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전 국민의 30%에 육박하는 1500만명에 달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4 반려동물 동반 여행 현황 및 인식 조사 보고서'를 보면 '최근 1년 내 반려동물과 함께 국내 여행을 떠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4.1%였다. '향후 반려동물과 동반 여행을 떠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74.6%였다. 이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반려동물 동반 여행 언급량도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 2024년 같은 기간에 3.3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려동물 여행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세대는 2030세대 여성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 여행 플랫폼 '반려생활' 회원은 30대 여성이 33.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20대 여성이 22.7%로 뒤를 이었다. 숙박 예약을 하는 연령대 역시 30대 여성이 26.6%, 20대 여성이 17.1%였다.
이번 여름휴가에 반려견과 함께 경기도의 한 펜션으로 놀러 간 직장인 이모씨(28)도 "좋은 추억을 쌓았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혼자 여행을 떠나려 했다"며 "그런데 강아지를 혼자 놔두기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어서 같이 다녀왔다"고 했다. 이어 "펜션 측에서 강아지 조식도 주고, 강아지 용품도 제공해줘서 편하게 다녀왔다"며 "친구들과 여행할 때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는 경우도 있는데, 강아지와는 재밌게 놀고 오기만 해도 돼서 마음이 편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항공사들, '반려동물 고객' 챙기기 나서
국내 항공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반려동물 특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선에서만 시행하던 기내 반려동물 동반 탑승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국제선으로 확대 시행했다. 티웨이항공 또한 반려동물 동반 여행 서비스 '티펫'을 운영 중이다.
제주항공은 반려견 전용 항공편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는 보호자 2인과 반려견 1마리가 함께 탑승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제주항공은 올해 1∼7월 강아지 등 반려동물과 동반 탑승한 사례가 1만1324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121건)의 2.7배에 달한다.
국내 대형항공사(FSC)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기준 반려동물 동반 탑승객이 5만1151건으로 ▲2021년 3만764건 ▲2022년 3만9260건과 비교해 매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도 ▲2021년 2만2548건 ▲2022년 2만5109건 ▲2023년 2만8105건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반려동물 시장 규모 급성장…중국·일본도 마찬가지
상황이 이렇자 국내 반려동물 사업 시장규모는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1년 3조7694억원 규모였던 관련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에는 6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반려동물'이라는 개념 자체가 흐릿했던 중국에서도 반려동물 시장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는 2015년 978억 위안(약 18조4000억원) 수준이었던 중국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5928억 위안(약 111조7300억원)까지 성장했다고 밝혔다. 2030년 중국에선 반려동물이 7000만 마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현재 반려동물 수가 2000만 마리로, 4세 이하 어린이 수 500만명보다 약 4배 많다고 알려졌다. 2021년 2월 발표된 야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일본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1억5705억 엔(16조7000억원)으로 2015년 이후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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