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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볼레오]브레이크 쓸일이 없다…똑똑한 회생제동 품은 EV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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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설계 최적화로 내부공간 여유
한번 충전으로 서울~동해안 왕복 가능
배터리 셀 성능 개선, 열 관리 제어로
첫 적용 스마트회생제동, 주행 편안해져

전기차가 덜 팔리자 어떤 회사는 값을 내렸고 누구는 투자를 줄였다.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건 이런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한두 기업이 나선다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충전 인프라는 부족하고 많이 싸졌다고는 하나 아직 내연기관차보다 비싸다. 전기차 화재로 큰 피해가 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포증으로 번지기도 했다.


녹록지 않은 여건에서도 기아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를 내놨다. 보급형 전기차를 표방하면서도 무작정 가격을 낮추기보다는 상품성을 가다듬고 새 기술을 촘촘히 채워넣었다. 2, 3년간 전기차를 팔아 고객 성향을 따져보곤 필요하다 싶은 건 더 살뜰하게 가다듬었다. 당장의 판매량보다는 시장에서 어떤 위상을 가져갈지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기아 EV3[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아 EV3[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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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전기차, 좁지 않을까

실내 공간을 여유롭게 하는 데 전기차가 유리하다. 이 차 역시 실내는 웬만한 중형 차급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운전석에 앉으면 머리와 어깨, 다리 쪽 공간이 꽤 여유 있게 느껴진다. 패키지 설계를 최적화하고 동승석 무릎 쪽 공간을 차지하는 공조시스템을 얇게 했다고 한다. 운전자 팔걸이 용도로 쓰는 콘솔 테이블은 길이를 편하게 조정해 쓸 수 있어 요긴해 보인다. 다만 수납공간을 줄인 점은 불편해하는 이가 있을 듯하다.


뒷좌석 역시 겉모습에 비해 여유있는 편이다. 앞 좌석 리클라이닝 기능은 물론, 뒷좌석도 일정 부분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충전 등의 이유로 차량 내 머무는 시간이 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디스플레이는 최근 기아 신차에 적용한 좌우로 긴 와이드 형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다양한 정보가 담긴다.


출·퇴근 용도로 적합할까

수십㎞ 장거리를 주로 다니는 게 아니라면 여러모로 전기차가 유리하다. 내연기관차가 고속도로에서 연비가 잘 나오는 반면, 전기차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 연비가 더 좋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충전하는 회생제동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기아 EV3는 중장거리 주행에도 적합할 정도로 배터리 용량을 키웠다. 이 차에 들어간 배터리 용량은 81.4㎾h 규모로 중형급 전기차와 엇비슷한 정도다.

차체가 작으니 항속거리는 500㎞를 넘긴다. 한 번 충전으로 서울에서 강원도 해안가를 왕복하고도 남을 정도다. 서울~부산 편도 역시 충전 없이 갈 수 있다고 한다. 충전 성능도 좋은 편이다. 배터리 셀 성능을 개선하고 열관리 제어를 통해 급속 충전을 하면 10%에서 80%까지 31분 만에 가능하다. 가정이나 직장에 충전소가 없더라도 부담이 덜하다는 얘기다. 이 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엔지니어들이 가장 신경 쓴 부분도 충전이었다고 한다.


기아 EV3 실내[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아 EV3 실내[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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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 괜찮을까

회생제동의 정도를 단계별로 조정할 수 있지만 전기차 고유의 승차감은 쉽게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운전자는 몇 번 차를 몰면 적응하는데 나머지 탑승객은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그런 면에서 이 차를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게 승차감이었다. 이번에 현대차·기아 전기차로는 처음 적용된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은 운전을 한결 수월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운전자가 발을 떼면 센서로 감지한 선행 차량과의 거리, 내비게이션을 통해 얻는 현재 차량의 주행 환경 등을 종합해 감속하는 정도를 조절한다.


기존의 아이페달은 별도 브레이크 조작 없이 멈출 수 있다는 점은 편리했다. 하지만 발을 떼는 순간 제동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탓에 승차감이 좋지 못했다. 새로 설계한 시스템에서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속카메라를 비롯해 좌·우회전, 커브길, 속도제한구간, 방지턱, 회전교차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상태로 차가 스스로 주행한다.


평소 차를 몰면서 크루즈컨트롤을 잘 쓰지 않고 전기차를 시승할 때도 원페달 드라이빙을 거의 안 썼는데, 이번 스마트 회생제동은 평소 기본값으로 설정해두고 요긴하게 쓸 법한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서울에서 강원 속초까지 가는 구간에서 수십 ㎞를 이 기능을 켜두고 운전했는데 브레이크를 밟은 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기아 EV3[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기아 EV3[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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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사도 되나

비싼 차가 좋은 차일 가능성은 높지만 비싸다고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반영한 건 아니다. EV3에는 승차감과 관련한 부분을 비롯해 전기차 성능을 가늠하는 열관리, 소음저감기술 등 다방면으로 ‘최초’ 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했다. 기술력을 뽐내기보다는 그간 내놨던 전기차를 산 고객으로부터 아쉬워하는 부분, 꼭 필요로 하는 부분을 두루 듣고 개선책을 반영했다.


EV3는 이런 맥락에서 첨단 기술을 다양하게 집어넣은 채 시장에 출시됐다. 앞으로 캐즘이 지나간 후 적어도 차량의 상품성 측면에서는 뒤처지면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이번 전기차 화재를 바라보는 시선도 극명히 엇갈린다. 한쪽에선 배터리 과충전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안전성을 문제 삼는다. 반면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화재 발생 비율이나 빈도가 덜한 점, 현재 설계상 충분한 여유공간(안전마진)을 두고 있어 배터리 과충전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은 아예 없다고 자신한다. 새 차는 보조금을 감안하면 3000만원대 중후반 정도로 구매할 수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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