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 설비 사업 순항…복합동박·글라스 기판 신사업 추진
내년 매출 2배 이상 성장 전망
올해 들어 코스닥 지수가 13%가량 하락한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 태성 주가는 5배 뛰었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복합동박과 글라스 기판 사업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성 주가는 올해 들어 447.3% 올랐다. 지난해 말 4000원을 밑돌던 주가는 2만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860선에서 750선으로 12.8% 내렸다.
태성은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습식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PCB 외주 생산과 PCB 생산 공정에 들어가는 세라믹 브러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145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9% 늘었고 영업이익은 228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매출액 323억원, 영업이익 48억원을 달성했다.
태성은 현상·식각·박리 공정 설비(D.E.S 라인)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PCB 제조에 필요한 핵심 전처리 공정을 턴키로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삼성전기, LG이노텍, 대덕전자, 비에이치, 심텍, 티엘비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전 세계 PCB 업계 1위인 펑딩을 비롯해 세계적인 PCB 제조업체에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기존 사업부문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라스 기판 설비 개발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4분기 이내에 핵심 데모 설비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증권가도 태성의 글라스 기판 사업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희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태성은 기존 PCB 역량을 바탕으로 글라스 기판 설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태성이 확보한 비접촉 기술은 깨지기 쉬운 유리 소재 양산 수율을 끌어 올리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에 시연회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한 이차전지용 복합동박 도금설비도 태성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태성이 개발한 복합동박 도금 장비는 높이 1.8m, 폭 4.6m, 길이 27m의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태성이 생산한 복합동박은 4.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필름 위와 아래에 각각 1㎛의 구리를 입혔다. 일반 동박과 달리 쉽게 찢어지지 않는 데다 기존 제품보다 가볍다.
태성은 중국 배터리업체 요청을 받아 2022년부터 복합동박 동도금 설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복합동박 필름은 필름막 양쪽 표면에 구리를 도금해 안정성이 우수하며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리튬전지 화재사고로 배터리 안전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라며 "기존 동박 대비 원가를 30%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은 태성이 내년에 매출액 148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예상치 620억원 대비 239% 늘어난 규모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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