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주가 부진 지속
중국발 공급과잉 위기 직면
"불확실성 있지만 공포 과도할 수도"
최근 바이오 기업에 코스닥 시가총액 1등을 내준 이차전지 업계에 중국발 배터리 공급 과잉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이차전지 업황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기업별 선별 접근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의 목소리가 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 3737.98을 기록하며 최근 1년간 46.88% 내렸다. 전체 KRX 테마 지수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같은 기간 이 지수를 구성하는 에코프로비엠 (-51.80%), LG화학 (-44.02%), 삼성SDI (-42.94%), LG에너지솔루션 (-32.51%) 등이 동반 하락했다. 이차전지 섹터가 부진을 겪는 동안 제약·바이오 기업인 알테오젠 은 지난 27일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
현재 배터리 업계 전반에는 중국 배터리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상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 공급 과잉은 셀 업체뿐만 아니라 4대 소재와 업스트림 메탈 정제 기업에 걸쳐 만연해 있다"며 "최근과 같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에 들어서면 공급망 내 재고 부담이 커져 메탈가가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메탈가 의존도가 큰 양극재 업체 입장에서는 판가 하락과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한 수익성 감소 및 재고 평가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메탈 시세 변화에 민감한 국내 전구체·양극재 업체에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중국 배터리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이차전지 공급 과잉이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려면 중국산 물량이 수출로 풀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하지만 중국의 배터리 수출은 2022년 이후 정체된 상태인데, 이는 '수출 밀어내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현재 선진국 시장에서 선점 효과에 기반한 국내 기업의 경쟁 우위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중국발 공급 과잉에 대한 공포는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이차전지 업황 불확실성이 여전해 아직은 기업 간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양극재 등 소재 기업 다수의 밸류에이션이 향후 2026년에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가정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 잠재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만 LG화학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수준이라 투자 매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하반기에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인 미국 공장 증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실적 모멘텀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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