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최모 변호사(39·전 기자)가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수원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천대원)는 최 변호사를 강요, 협박, 공갈, 업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 변호사는 쯔양의 과거를 폭로할 것처럼 위협해 금품을 갈취하고, 쯔양에 관한 업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2021년 10월 쯔양의 전 소속사 대표이자 전 남자친구 A씨(사망)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쯔양과의 동거 관련 정보를 사이버렉카 유튜버 구제역(31·본명 이준희)에게 제공(개인정보보호법 위반)하고, 구제역과 공모해 쯔양과 A씨의 동거 사실을 암시하는 등의 영상을 올려 A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시기 기자의 신분을 이용해 A씨가 제기한 소송과 관련된 악의성 기사를 작성할 것처럼 A씨를 협박해 A씨와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한 뒤 소송을 취하하게 강제(강요)하고, 150만원의 자문료를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있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2월 다시 구제역에게 쯔양의 탈세 및 사생활에 관한 민감한 정보를 제공해 구제역이 쯔양으로부터 5500만원을 갈취하는 범행을 방조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공갈방조)와 같은 해 5월 쯔양에게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언론대응 등 자문 명목의 '위기관리PR계약'을 체결해 총 2310만원의 자문료를 갈취한 혐의(공갈)도 받는다.
최 변호사는 과거를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쯔양에게 자신이 판매하는 탈취제를 무상으로 광고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쯔양이 난색을 표하자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는 올해 7월 '위기관리PR계약'의 업무상 비밀인 쯔양의 탈세 등 정보를 또 다른 유튜버에게 제공한 혐의(업무상 비밀누설)도 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분쟁을 원만하게 종식시키고 그 이익을 지켜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오로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의뢰인의 분쟁을 유발하고, 갈등을 조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사소송 진행 중 소송 상대방인 A씨와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하고, 변호사 업무수행 과정에서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고, A씨의 유서를 조작하는 등 변호사로서 각종 직업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이버렉카들의 활동 방식과 약탈적 범죄성향을 이용해 스스로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사이버렉카를 지능적으로 배후 조종함으로써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구제역은 최 변호사가 제공한 정보로 쯔양을 협박해 5500만원을 갈취했는데, 이 과정에서 쯔양은 A씨가 구제역에게 자신의 정보를 제공했다고 오해해 A씨를 형사 고소했고, 형사처벌을 걱정하던 A씨는 자난해 4월 모친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19일 고소장을 접수받은 검찰은 같은 달 25일 최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일 한 차례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19일 최 변호사를 구속했다.
검찰은 사이버렉카들에 대한 수사와 병행해 최 변호사의 범죄 혐의까지 신속히 규명, 구속기소함으로써 추가적인 2차 피해 확대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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