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5.6% ↓…석달 만에 3000대로
홍해 사태 장기화…중동 리스크 영향 제한
공급 과잉 영향 ↑…경기 침체 우려도
전 세계 해상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최근 들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갑작스런 공방에도 불구하고 중동정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CFI는 지난 23일 기준 3097.63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5.6%(183.73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5일 기록한 연고점 3733.80과 비교하면 17%가량 떨어졌다.
노선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였다. 미주 동안은 전주 대비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751달러 내린 8546달러로 집계됐다. 미주 서안 노선도 5955달러로 같은 기간 626달러 떨어졌다. 지중해 노선은 1TEU(6m 컨테이너 1개)당 122달러 내린 4523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노선도 210달러 내린 4400달러를 나타냈다. 중동 노선과 남미 노선도 각각 1TEU당 170달러, 168달러씩 떨어졌다.
중동에서 갑작스런 무력 충돌에도 해상운임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건 홍해 사태로 수에즈 운하 항로가 막힌 상황이 장기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홍해 항로를 우회하고 있는 만큼 이 지역 정세 변화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해운사 관계자는 "전쟁으로 불안한 요소가 생기면 수출 기업들의 물량 위축 등의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는 있다"라며 "이미 홍해 수에즈 운하 쪽은 수개월째 우회 운항하고 있어 최근 확전으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난해 예고된 선박 공급 과잉과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 등이 더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해 사태 발발 전에도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박 공급 과잉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선복량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5% 늘어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만 선박 공급이 100만TEU 가까이 늘어나면서 공급 차질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새로 주문한 배들이 잔뜩 쌓여있어 앞으로 공급 과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적인 병목현상이 해소되면 운임 하락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공급 증가는 운임 하락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공급망 차질이 줄어들면 수출기업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물류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예견된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인플레이션 회복 등이 물동량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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