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 Labs, 누적 1910억 투자 유치
AI 데이터 경제 '공유지의 비극' 비유
"창작자에 정당한 보상 지급할 것"
하이브 의 방시혁 의장, 삼성전자 의 벤처캐피탈 삼성넥스트, 실리콘밸리 유명 투자사 앤드리슨 호로위츠,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튼까지. 창작자의 지식재산(IP)을 보호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스토리'의 초기 개발사 'PIP Labs'에 투자한 이들이다.
PIP Labs는 최근 8000만 달러(한화로 약 1092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투자 유치금액은 1억4000만 달러(약 1910억원)에 이른다.
PIP Labs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약 5000억원에 카카오 에 매각한 이승윤 CEO와 구글 딥마인드의 최연소 프로덕트 매니저 출신인 제이슨 자오 CPO가 공동창업했다.
제이슨 자오 CPO는 22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스토리 플랫폼에 대해 소개했다. 스토리는 IP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 시장을 개방하고, AI 시대의 창작과 수익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그는 AI 기술로 손쉽게 창작물을 만들고 전 세계에 배포할 수 있게 됐지만, 원본 IP 창작자에 대한 수익 배분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소수의 AI 기업이 수익을 독점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창작자들은 더이상 창작물을 만들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현실을 '공유지의 비극'에 비유했다. 넓은 초원에서 소(AI)들이 풀(데이터)을 먹는데, 누구도 새롭게 풀을 심지 않을 거란 것. 그는 "데이터로 활용할 자료가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는다면 결국 AI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일례로 오픈AI는 미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파트너십을 맺고 투자했는데, 향후에는 이용자들이 레딧을 방문하는 대신 챗GPT를 사용해 레딧의 게시판은 텅 비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딧 이용자가 줄어들면 창작자의 창작 의욕이 사라지고, 오픈AI와 레딧과의 파트너십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 플랫폼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작자들이 자신의 IP를 등록·보호하고, 재창작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IP를 토큰화해 블록체인상에서 위변조가 불가능한 형태로 저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창작자들은 IP에 대한 소유권을 명확히 하고, 재창작·판매·배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권리와 수익을 보호받게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플랫폼에 다수의 창작자와 생성형 AI 기업 등 IP 생태계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 플랫폼은 누구나 생성형 AI를 활용해 최신 패션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디자인 서비스 '아블로(Ablo)'와 AI 스토리텔링 플랫폼 '세카이(Sekai) 프로젝트', 협업 예술 플랫폼 마그마(Magma)' 등과 협업하고 있다.
제이슨 자오 CPO는 기존 IP 등록·관리 기관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질문에 "기존 저작권 관리 기관들과 협력하는 관계로 더 효율적으로 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창작자에 대한 보상이 가상화폐로 지급되는 것인지 묻자 "대부분의 창작자는 법정화폐로 지급받고 싶어한다"며 "블록체인상에서 투명하게 지급될 것"이라고 다소 우회적인 대답을 내놨다.
이승윤 PIP Labs 대표는 "스토리는 인터넷 공간에서 행해지는 창의적인 실험을 지속 가능하게 번영할 수 있도록 중개인을 제거하고 창작자와 AI 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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