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달러 투자 결정
전극 건식 제조공정 개발 협력
SK 온이 화재 위험이 적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을 위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이 적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적층 제조(3D 프린팅)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미국의 사쿠(Sakuu)사(社)에 2500만달러, 한화로 약 330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상반기에 800만달러를 출자했다. 이어 양사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산을 위한 공동개발협약(JDA)도 체결했다.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2016년 창업한 사쿠는 지난해 배터리 적층 제조(3D 프린팅) 방식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생산 기술인 ‘카비안(Kavian)’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투자는 배터리 생산의 핵심 기술인 전극 제조 공정의 혁신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양사는 향후 배터리 전극 건식 제조 공정을 공동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극 제조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과정으로, 현재는 주로 습식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습식 공정은 전기적 성능을 높이는 활물질을 비롯해 전도성을 가진 도전재, 금속 접착제인 바인더 등을 혼합해 점성이 있는 슬러리 물질을 만들어 극판에 얇게 코팅한 뒤 건조하고 압착하는 과정을 거친다.
건식 공정은 활물질을 고체 파우더로 대체한 게 특징이다. 별도 건조 단계가 필요 없어 생산 설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제조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테슬라는 양·음극을 모두 건식 공정으로 제작한 배터리를 사이버트럭에 탑재하기도 했다.
특히 카비안 플랫폼은 3D 프린팅 방식으로 극판에 직접 인쇄하기 때문에 배터리 재료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기존 배터리보다 2배 이상 에너지 밀도를 가질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이 기술을 통해 배터리 무게를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전기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화재 위험성을 줄인 전고체 배터리가 이에 대한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상용화 시점은 3~5년 이후로 예상된다.
SK온의 이번 투자는 사쿠와 협력을 통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양사 간 기술 협력으로 전기차 배터리 전극 제조 과정의 혁신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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