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가 이른바 '허위정보 추적도구'를 중단한 데 대해 보완책을 제출하라고 16일(현지시간) 압박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디지털서비스법(DSA) 규정에 따라 메타에 공식 정보요청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메타가) 크라우드탱글 서비스를 지난 14일 중단했다"며 "연구자에게 데이터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의무를 준수하기 위한 (대체) 조치와 선거·시민담론에 대한 점검 기능을 강화하는 계획과 관련한 정보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회신기한은 다음달 6일까지다. 크라우드탱글은 언론·학계·시민단체가 허위정보를 판별하는 데 도움을 주던 실시간 데이터 경로 추적 도구다.
이번 조처는 지난 4월 말 집행위가 메타를 상대로 시작한 DSA 위반 조사의 일부다. 당시 집행위는 크라우드탱글 서비스 중단 계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유럽의회(6월) 등 역내 각종 선거를 앞둔 시점에 허위정보에 대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대응이 부족하다고 의심했다.
메타는 크라우드탱글을 대체할 새로운 도구를 내놓았음에도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메타가 올해 상반기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크라우드탱글은 이달부터 '콘텐츠 라이브러리'라는 새 도구로 대체된다. 하지만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크라우드탱글과 동일한 수준의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게 일부 연구자의 지적이다. 교체 시점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선거 직전이라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DSA는 온라인상 특정 인종·성·종교에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아동 성 학대 등 콘텐츠 유포를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도입된 법이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비롯해 EU 내 월평균 이용자 수가 4500만명을 넘는 플랫폼이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지정돼 DSA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메타가 DSA를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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