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에 나체 영상 넣어 고발 당해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서부지검 송치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79)의 성범죄 의혹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담당 프로듀서(PD)가 신도들의 나체 영상을 동의 없이 실은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16일 연합뉴스 등은 서울 마포경찰서가 최근 PD A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나는 신이다'는 신을 사칭한 4명의 인물과 그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8부작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의 1~3부에서는 정명석씨의 성범죄 등을 폭로했다.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여성 JMS 신도들의 나체 영상이 모자이크 없이 등장한다.
A씨는 신도들의 얼굴을 가려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도록 했고, 공익적인 목적으로 해당 영상을 넣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봤으며, 검찰은 14일 해당 사건을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당행위·정당방위 등 범죄가 구성되지 않는다고 볼 만한 위법성 조각 사유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성폭력처벌법 14조 2항과 3항이다. 성폭력처벌법 14조 2항은 성적 욕망·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한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반포하는 등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며, 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한 채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촬영물을 반포하는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또 같은 법에는 이 같은 촬영물과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하거나 시청한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조항도 있으나, 경찰은 다큐멘터리 시청자 등에게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해당 다큐멘터리로 지난해 12월 방송영상산업발전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방영에 앞서 지난해 2월 JMS 측은 현재 재판 진행 중인 내용을 다큐멘터리에 담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하고, 종교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이유를 들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MBC와 넷플릭스는 상당한 분량의 객관적·주관적 자료를 수집해 이를 근거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JMS 교주는 과거에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실이 있는 공적 인물"이라며 "프로그램 내용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명석은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후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직후인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등을 총 17회에 걸쳐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2022년 10월 재구속된 후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정 씨는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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