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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알바생이 알고보니 국가대표…153cm 괴력 클라이머 모리 아이 [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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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아버지와 클라이밍 체험으로 시작…리드 세계선수권 금메달 등극
동갑내기·주종목 겹쳐 서채현 선수 라이벌로 꼽히기도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스포츠로 주목받는 것 중 하나가 클라이밍이죠. 저도 요즘 꽤 빠져있어서 이번 파리 올림픽 여자 클라이밍 부문에 출전한 서채현 선수 경기를 전부 챙겨봤는데요. 제가 클라이밍 한다고 말하면 다들 "네 키에 가능하냐?"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십니다. 홀드와 홀드 사이를 뛰어다니고 하는 걸 보면 팔다리 긴, 소위 '리치'가 긴 사람들에게 유리한 운동 같죠.



모리 선수의 아르바이트 소식을 전한 이바라키의 빵집 쿠론느. 현재 게시글은 내려간 상태다. (사진출처=SNS)

모리 선수의 아르바이트 소식을 전한 이바라키의 빵집 쿠론느. 현재 게시글은 내려간 상태다. (사진출처=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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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은 체구에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는 클라이머들이 정말 많습니다. 체중이 적게 나갈수록 유리한 점도 있죠. 이번 파리 올림픽 여자 클라이밍 볼더링 결승전에 등장한 이 일본 선수도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일본의 모리 아이(20) 선수인데요. 153cm의 키에 '학생인 줄 알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홀드를 제압해나가는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죠. 스무살 동갑내기에다 클라이밍 경기 안에서도 주 종목이 '리드 클라이밍'으로 같아 서 선수의 라이벌로 불리기도 하죠. 이번 올림픽은 아쉽게 4위로 마감했습니다만, 여전히 명성은 굳건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일본 여자 클라이밍 국가대표 모리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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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선수는 2003년 9월 17일 이바라키현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가족끼리 새로 생긴 쇼핑몰에 갔는데, 마침 거기에 실내 클라이밍 장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아버지와 함께 체험한 뒤 클라이밍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금방 두각을 보여 초등학생 시절부터 국내외 대회에서 활약하기 시작하는데요. 일주일에 4~5일은 거의 클라이밍장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아르코 락 주니어' 유소년대회에 출전해 볼더링, 리드, 스피드 3종목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할 정도였죠. 그리고 15세에 출전한 2019년 세계선수권 대회 리드 부문에서 동메달을 따면서 일본인 사상 최연소 메달리스트로 등극합니다.



특히 강점을 드러내는 부분은 리드 종목인데요. 높은 벽에 줄 하나 매달고 올라가는 경기가 바로 이 리드 클라이밍입니다. 15m 인공 벽에 홀드들이 설치돼있는데, 6~8분 제한 시간 내에 올라가야 하죠. 한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내는 볼더링과 달리 끈기와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으로 꼽힙니다.


파리 올림픽 여자 스포츠 클라이밍 콤바인 종목에 출전한 일본의 모리 아이 선수.(사진출처=파리올림픽 홈페이지)

파리 올림픽 여자 스포츠 클라이밍 콤바인 종목에 출전한 일본의 모리 아이 선수.(사진출처=파리올림픽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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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선수는 지난해 스위스 베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리드에서 일본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는데요. 세계선수권 스포츠클라이밍 리드 종목에서 일본인이 금메달을 따낸 것은 남녀 불문 역대 처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올해 파리 올림픽 출전권까지 얻게 되죠.

다만 이번 파리 올림픽의 경우 스포츠 클라이밍은 볼더링과 리드 점수를 합산해서 승부를 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요, 모리 선수도 볼더링의 경우 1번 문제는 아예 풀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볼더링 39.0점으로 7위에서 출발한 그는 리드에서 96.1점을 획득해 리드 부문 1위에 올라섰는데요. 그러나 결국 합산 점수로는 4위에 머무르게 돼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이 때문에 두 종목 점수 합계를 내는 방식으로 한 종목에 강한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는 평가도 나오네요.


그는 올림픽이 끝난 이후 더 일본에서 화제가 됐는데요. 고향 이바라키를 중심으로 있는 체인 베이커리에서 모리 선수의 아르바이트 사실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 빵집은 "사실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이 있다"며 모리 선수가 유니폼을 입고 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렸는데요. 모리 선수가 아르바이트에서도 성실한 노력파라면서 고객과 종업원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순식간에 좋아요 2만개가 눌리는 등 화제가 되면서 지금은 게시글이 내려간 상황인데요. 국가대표 클라이머의 '알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부담을 느낀 듯합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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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리 선수는 이전 대학 진학과 관련해서도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진학 중인 쓰쿠바 대학은 사범대, 체대 명문으로 꼽히죠. 이미 10대에 세계 정상급에 올랐는데 프로 선수로 전업의 길에 들어서지 않고, 대학 입시까지 준비해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프로가 되면 경기 성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성적이 직접 벌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성적에만 신경을 쓰게 된다. 그것이 싫다"며 "예전에 성적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슬럼프가 오더라. 즐거우니까 클라이밍을 한다는 스탠스를 유지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프로가 되어 그것을 일삼아 생활한다고 하면, 역시 성적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큰 경기가 없으면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는 수업이 꽉 차 있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클라이밍은 생각하지 않고 공부만 생각한다고 하네요. 집에 돌아와서부터는 클라이밍만 생각한다고 합니다.


심지어 교직과정도 밟고 있어 교육실습도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요. 모리 선수는 인터뷰에서 "한두 달 클라이밍을 못 하는 시기가 있어도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이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못한 만큼 열심히 따라가려고 하는 마음이라면 문제없다. 공부나 스포츠나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한쪽에 몰두하는 것이 곧 다른 쪽으로도 연결이 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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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클라이밍의 매력에 대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핸디캡 없는 운동이다. 자유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 것이 클라이밍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라며 "육상은 몇초대로 들어오면 세계신기록이라는 것이 명확하지만, 클라이밍에는 (완등만 하면 되니) 그런 것이 없다.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서채현 선수와는 동갑내기에다가 주 종목이 겹쳐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2019년 서 선수와 라이벌인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서로 경쟁하면서 동기부여가 된다. 서로 라이벌로 함께하면서 각자를 높여주고, 우리 세대가 함께 레벨업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었네요. 앞으로도 두 선수의 멋진 활약을 기대합니다. 저도 자극받았으니 주말 벽 열심히 타보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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