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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에 비리의혹까지 나왔다…배드민턴협회장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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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직원 개인 기사처럼 부려" 직원 폭로
갑질·막말에 이어 비리 의혹까지 제기돼

'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발언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가 사면초가에 놓였다. 대표팀 복종 강요 규정과 개인 스폰서 제한, 실업 선수들의 불공정 계약 등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의 갑질과 비리 관련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세계일보는 협회의 전 직원 A씨가 "김택규 회장은 자기중심적으로 협회를 운영했으며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을 경우 욕하고 소리를 지르는 건 일상이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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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A씨는 "이처럼 폭압적인 분위기로 인해 협회 내부에서는 아닌 것도 아니라고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직원도 있었고, 한 임원은 직원 회식 자리에서 'XX야, 너는 할 줄 아는 게 뭐냐'는 폭언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또 주말과 휴일에도 직원들을 개인 기사처럼 부리고 과도한 의전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 송파구 협회 사무실이 아닌 본인의 거처와 회사가 있는 충남 서산까지 협회 직원을 주 1~2회 불러 업무를 처리하고, 주말과 휴일에도 직원을 개인 기사처럼 부렸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직원은 "주말 전라남도에서 오전 11시 열리는 생활체육 대회 참석하면서 서울의 직원을 서산으로 불러 이동했고, 평일 휴일 가리지 않고 개인 기사처럼 부리기도 했다"며 "하루에 1000㎞를 운전한 것 같다고 토로한 직원도 있었다"고 말했다.

갑질 의혹뿐 아니라 스폰서십 페이백 의혹도 제기돼

갑질 의혹뿐 아니라 협회가 회계 산입 없이 스폰서십의 30%를 추가로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4일 세계일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협회와 김 회장이 스폰서인 요넥스로부터 받은 비용 중 30%의 '페이백'을 절차 없이 임의로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7일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동행한 김 회장은 선수단보다 먼저 돌아왔다. [사진출처=연합뉴스]

7일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인천공항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동행한 김 회장은 선수단보다 먼저 돌아왔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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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체부가 확보한 자료와 세계일보 보도를 보면, 협회는 2023년 요넥스와 스폰서십 계약하며 대회에 사용된 셔틀콕 비용 가운데 30%를 추가로 받는 일종의 '페이백 부속 합의'를 맺었다. 요넥스가 후원하는 셔틀콕은 배드민턴 승강제 리그(BK5)와 유·청소년 클럽대회인 아이리그, 또 여학생 배드민턴 교실 등 국가공모사업 등에도 사용됐다. 여기에서 약 2만 타의 셔틀콕이 사용됐고, 합의 계약에 따라 6000타의 비용이 협회 몫으로 돌아갔다. 대회용 셔틀콕 1타가 1만7900원인 가운데 대회에는 3억5800만원어치의 셔틀콕이 사용됐고, 협회는 1억740만원어치의 추가 장비를 페이백 받은 것이다.

요넥스에서 받은 30%의 페이백은 협회 장부에 산입되지 않은 것은 물론 김 회장은 이를 절차 없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이사회에서도 문제로 지적됐다고 협회 내부 관계자는 밝혔다. 관계자는 "지난 2월 열린 제90차 이사회에 페이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며 "당시 '공장에서 남은 철 찌꺼기를 팔아먹어도 문제가 되는 세상이 된 만큼 이제 투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왔다.


그러나 "김 회장은 오히려 '그동안 문제가 없었는데 이것도 회장 마음대로 못 하느냐’고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는 페이백이 30%였지만 2022년까지는 40%를 지급한다는 부속 합의가 있었다"며 "국가공모사업에서 관례라며 투명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그는 김 회장은 이렇게 얻은 물품들을 자신의 측근들이 있는 단체 및 지역 대회에 밀어주기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문체부 역시 이런 문제에 대해 파악한 상태다. 문체부 관계자는 "페이백 관련 내용은 다양한 루트로 제보가 들어와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스폰서십 계약에 페이백이 있다는 점과 이를 회계에 산입하지 않은 점, 또 협회가 확보한 자산을 회장 임의로 사용한 점 등이 명확하게 밝혀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2021년 1월 배드민턴협회 창립 후 최초 경선을 통해 선출됐다. '생활체육 동호인' 출신인 김 회장은 당초 협회의 엘리트 스포츠 분야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지만, 점점 엘리트 쪽도 관여하기 시작했고 결국 전방위적인 전권을 잡으면서 강압적으로 변했다는 후문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25년까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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