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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안정세 찾은 물가…변수는 '유가·이상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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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물가 상승률 2%대 전망
정부, 안정적인 물가 흐름 기대
중동 정세·히트플레이션 우려도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다만 유가 변동과 이상 기후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등락 폭이 달라질 수 있어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물가 관리를 강화하려면 재정 투입을 확대해야 하지만 정부가 재정건전성에 고삐를 죄고 있어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점차 변수에서 상수로 굳히는 기후 변화 역시 정부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하반기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2%대 초중반으로 내다본 가운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6%를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해 상승률이 0.2%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기재부 평가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이 2022년 6%대로 올랐다가 이후 등락을 지속한 뒤 (올해 4월부터) 4개월 연속 2%대로 유지되는 것은 안정적 흐름에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에서 물가 안정 목표치를 2%로 보고 있다"며 "2%대 초중반이면 물가 안정 목표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3.1%)과 3월(3.1%)까지만 해도 3%대였다. 하지만 4월(2.9%) 이후 5월(2.7%)과 6월(2.4%)까지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에서 물가 안정 목표치를 2%로 제시한 가운데 긍정적인 수치가 연이어 나타난 것이다.

[Why&Next]안정세 찾은 물가…변수는 '유가·이상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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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외부 변수는 낙관하기 어렵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더욱 커질 여지가 많다. 이는 곧바로 국내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후 변화로 농산물 등 밥상 물가가 뛰어오르며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이상기후 역시 물가 예측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지난 9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와 여름철 기상 이변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관계부처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소관 품목의 물가를 안정화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외부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하면 물가는 2%대 초반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이후 이미 2%대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는 석 달 연속 2.2%를 기록하며 2%대 초반을 유지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국내 기준의 근원물가지수 역시 지난 1월 이후 올해 내내 2%대를 유지했으며, 지난달에는 2.1%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외부 변수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정부의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하반기의 경우 상반기 대비 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정부가 방파제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재정 여력이 없는 상태"라며 "상반기에 사회간접자본(SOC) 중심으로 조기 집행을 상당 규모로 한 상태라 하반기에는 (대응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金)사과 사태 등 기후 변화로 물가 변동 폭이 커지는 추세와 관련해서는 보다 근원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KDI 관계자는 "기후 변화가 앞으로도 이어질 트렌드라고 생각하면 공급 안정화를 위해 어떤 방안이 적합할지 다양한 섹터에서 의견을 나눠봐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물가 문제가 걸려 있는 것뿐 아니라 농민 등 다양한 문제가 포함돼 있어 설루션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KDI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4%로 전망했다. 내수 부진과 국제 유가 하락 상황을 반영해 기존 전망치(2.6%)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기존 전망치(2.3%)보다 낮춘 2.2%로 내다봤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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