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펫클럽앤리조트비발디파크
개장 4년 반려동물 프리미엄 복합문화공간
2000평 규모 놀이터·동반 식당 등 운영
안전·배려 콘셉트로 재방문율 60%
강원 홍천군 소노펫클럽앤리조트비발디파크는 서울 시내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가량 이동하면 도착한다. 지난 6일 방문한 이곳에서는 한차례 소나기가 지나고 맑게 갠 햇살을 받으며 반려견들이 널따란 잔디밭을 따라 보호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체구가 비슷한 강아지 여러 마리가 뒤엉켜 뛰어노는 표정에서는 환한 미소가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막 지날 무렵,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클럽 로비는 소형견부터 대형견까지 다양한 종류의 반려견을 데리고 객실 체크인을 위해 기다리는 가족 단위 고객들로 북적였다. 신진욱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 부문 펫마케팅팀 팀장은 "통상 주말에는 객실 예약이 만실이고, 평일 예약률은 40~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를 맞아 현재는 평일과 주말 모두 예약이 꽉 찬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반려견 오감 만족, 디테일로 승부
소노펫클럽앤리조트는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이 2020년 7월10일 첫선을 보인 반려동물 프리미엄 복합문화공간이다. 전국의 사업장 중 홍천과 고양 두 곳에서 동시에 문을 열었다. 보호자들이 반려동물과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숙박시설, 레스토랑, 놀이공간 등을 새로 꾸몄다.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은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의 아이디어로 관련 시설을 만들기 위해 2017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뒤 3년간 준비 작업을 거쳐 전용 브랜드를 구축했다. 신 팀장은 "관련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큰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를 견학했으나 원하는 수준의 시스템을 찾기 어려웠다"며 "TF팀 자체적으로 시장 조사를 하고, 반려인들에게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고민해가며 독자적인 인프라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펫 전용 시설 두 곳 중 규모가 큰 소노펫 비발디파크에서는 여행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반려동물을 위해 마련한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우선 소노펫 전용 주차구역에 내려 시설 입구까지 이동하는 도로에는 '쿨링로드'로 불리는 연회색 차열페인트를 칠했다. 발바닥에 땀구멍과 숨구멍이 있어 자극에 예민한 반려견들이 여름철 달아오른 아스팔트에 피부가 손상되지 않도록 지열을 2~3도가량 낮추는 효과가 있다.
소노펫 비발디파크의 차별화한 시설은 플레이그라운드. 약 6612㎡(2000평) 규모로 사계절 푸르른 양잔디가 깔린 반려동물 놀이공간이다. 15㎏ 이하 소형견부터 중형견(25㎏ 이하), 대형견(35㎏ 이하), 초대형견(45㎏ 이하)까지 체구에 맞는 견종이 출입할 수 있도록 펜스를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다. 사전 예약 상황을 고려해 크기별로 반려견이 출입할 수 있는 지정 구역은 매일 바뀐다. 특정 구역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부대끼는 것을 주저하는 반려동물을 위한 배려견 구역도 별도로 있다. 5대 맹견(도사견·로트와일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불 테리어)과 주요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전염 우려가 있는 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 등을 제외하고는 객실 이용객 모두 해당 구역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소노펫클럽앤리조트에는 15명의 반려동물 전문 트레이너도 상주한다. 이들은 플레이그라운드에 함께 입장해 반려견들의 놀이 상황을 지켜보고, 다른 방문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거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퇴장 조치를 할 수 있다. 신 팀장은 "반려인 대부분이 에티켓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곳과 같은 펫 전용시설이 잘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의사항을 잘 따른다"고 했다.
소노펫 비발디파크는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 겸 카페 '띵킹 독(Thinking Dog)'도 운영하고 있다. 닭가슴살 샌드위치와 연어·소고기 레이어드 등 반려동물 전문 셰프가 개발한 건강식 메뉴를 함께 주문할 수 있다. 이 밖에 동·하계 시즌 스키와 워터파크를 이용하는 보호자들이 반려견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펫 보딩' 서비스를 비롯해 반려동물 스파와 월풀, 하이드로바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24시간 '셀프 펫 워시 시설'도 갖췄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명랑운동회와 음악·미술 문화·영화감상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수시로 선보인다. 또 30분 거리의 강원 춘천시 동물 병원과 협업해 응급 진료가 필요한 반려견에게 도움을 준다. 골든레트리버를 동반한 방문객은 "아무래도 거주지에서는 반려견과의 활동에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이곳에서는 안전 문제를 의식하거나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전용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1년에 2~3회 정도 방문한다"고 말했다. 업체 측이 추산하는 고객 재방문율은 60% 수준이다.
방음·탈취·항균 3박자…쾌적한 휴식
소노펫 비발디파크의 객실 수는 총 157개다. 패밀리, 스위트, 실버 스위트, 골드 스위트, 프레지덴셜 스위트 등 다섯 가지 구조로 크기는 40평형과 80평형, 90평형으로 나뉜다. 객실 등급에 따라 출입 가능한 반려견 수와 체급이 다르다. 복층 구조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둘러보기 위해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실내가 매우 어둡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람보다 동체시력이 4배가량 높아 빛에 민감한 반려동물의 안구 건강을 고려해 조도를 낮춰서다. 현관문과 신발장을 비롯한 시설 곳곳에는 반려견의 목줄을 걸고 보호자들이 짐을 옮기거나 용무를 보기 편하게 리드 후크가 배치돼 있다. 모든 객실의 거실 입구에는 방음을 위한 중문도 설치했다.
내부로 들어서면서 앞서 다녀간 반려견의 용변이나 체취로 인한 냄새가 나진 않을지 후각을 최대한 집중했으나 이는 기우였다. 모든 객실에 개별 전열교환기를 설치해 강력한 흡입력으로 반려동물 냄새와 미세먼지, 유해가스 등을 바깥 공기와 순환시키고 은은한 방향제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었다.
기본 비치 품목은 반려동물 식기 세트와 식탁, 배변 패드, 타월, 접착테이프, 탈취제 등을 제공했다. 반려동물의 관절 부상을 막기 위해 바닥재는 대리석 소재의 논슬립으로 설치하고 원목으로 된 툇마루 높이는 50㎝ 정도로 낮춰 공간 이동을 편리하게 했다. 의자와 반려동물 휴식을 위한 방석 등에는 리놀럭스로 불리는 까슬까슬한 원단을 사용했다. 이는 대명소노그룹이 자체 운영하는 소재로 원적외선, 항균, 냄새 제거 기능이 뛰어나다. 객실 정비 때마다 이를 교체해준다.
안전을 고려해 전기 콘센트는 높이 설치하거나 커버를 부착했고, 보호자 식기류와 주방용품 등은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비치해 뒀다. 신 팀장은 "탈취와 방음, 안전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두고 객실을 관리하고 있다"며 "펫 객실 정비는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담당자들이 청소와 정돈을 맡아 일반 룸의 두 배 이상 시간을 할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소노펫클럽앤리조트가 지난 5월 킨텍스에서 열린 펫 산업 전시회 방문객과 소노펫 비발디파크 투숙객 등 7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보호자의 73%가 반려동물을 동반한 여행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동시간은 응답자의 50%가 2시간 이내를 선호했고 숙박을 고려하는 요소로는 플레이그라운드(21%)와 동반 식당(20%), 입실 허용기준(14%) 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여행 비용으로는 30만원(47%)과 50만원(27%)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소노펫클럽앤리조트 객실 가격은 성수기를 제외하고 등급에 따라 주중 20만~40만원대, 주말은 30만~50만원대로 이뤄졌다.
신 팀장은 "설문 결과를 참고해 시설 운영을 개선·보완할 계획"이라며 "소노펫 브랜드를 다른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반려묘를 대상으로 하는 놀이시설을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천=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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