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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공포에 요동치는 글로벌 증시…반등 트리거 제한적 "투매 실익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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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침체 공포에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
코스피 2700선에 이어 2600선도 내줘
재료 공백 등으로 반등 모멘텀 제한
증시 진정되려면 외국인 매도 강도 약화돼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2일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이 연출됐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3%대 급락세를 보이며 2600선마저 내줬다. 당분간 증시의 분위기를 바꿀만한 모멘텀도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공포 여파로 미국증시가 폭락하고 국내 증시도 폭락했던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월요일인 5일 국내 증시는  개장 초부터 폭락해 한때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전광판에 각종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미국의 경기 침체 공포 여파로 미국증시가 폭락하고 국내 증시도 폭락했던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월요일인 5일 국내 증시는 개장 초부터 폭락해 한때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전광판에 각종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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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2.87포인트(4.59%) 하락한 2553.32에 거래됐다. 코스닥은 36.98포인트(4.75%) 하락한 742.35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2일 2700선을 내준 데 이어 이날 2600선마저 무너졌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동반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1.51%, S&P500지수는 1.84%, 나스닥지수는 2.43% 각각 하락 마감했다. 이 밖에 일본 닛케이225지수 5.8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0.92%, 홍콩 항셍지수 2.08%, 대만 가권지수 4.43%, 유로스톡스50 2.67%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 정도 급락을 단기간에 맞았으니 상황이 진정되면 좋을 법한데 지난 2일 미국 증시가 고용 쇼크로 침체 불안이 확산하면서 또 한 차례 급락해 국내 증시의 추가 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증시 급락을 주도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7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 동반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조기화 공포, 7월 말 일본은행 금리 인상 이후 엔화 강세 반전에 따른 글로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미국 정치 및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 파장이 갈 길 바쁜 국내외 증시와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위시한 글로벌 주도주 전반을 맹폭했다"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외 악재들은 외국인 코스피200 파생상품 매도 헤지 파상공세를 경유해 코스피 2700선 이탈과 시가총액 상위주 주가 속락 등의 증시 패닉으로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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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른 주가 하락 속도…반전 트리거도 제한적

주가의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레벨이 연저점에 닿은 건 아니지만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른 게 우려스럽다"면서 "코스피는 지난달 11일 연고점에서 16거래일 만에 215포인트가량 내려갔다. 공교롭게 최근 하락세가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 부진에 기인했다는 점도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2600선이 지지선으로 작용해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틀간의 급락으로 코스피는 단숨에 2600선마저 뚫려버렸다.


국내 증시의 'V'자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 경기 둔화로부터 기업이익과 지수 측면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그간 실적 장세를 주도한 IT 및 인프라주는 미국 경기 영향력이 큰 상황으로 V자 반등을 속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증시 반등을 끌어낼 모멘텀도 부족한 상황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최근 일련의 국내외 증시 센티멘털(투자심리) 불안을 다잡을 수 있는 당장의 반전 트리거 출현 및 확인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순항 기류가 크게 앞섰던 국내외 증시 2분기 실적시즌이 종반부에 진입함에 따라 당장엔 실적 관련 재료 및 호재 공백기 통과가 불가피하고 금리 인하에 대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시각 변화 여부는 이르면 8월 말(23~25일) 잭슨홀 미팅을 통해 확인될 공산이 크다. 8월부터 본격 난타전에 돌입한 미국 대선 가도와 예측 불가의 중동 지정학 리스크 역시 추가 심리 및 수급 불안을 자극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증시의 분위기가 반전되기 위해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 2일 코스피에서 8478억원, 코스닥에서 150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고 선물시장에서는 2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김대준 연구원은 "추가로 지수 변동성이 축소되기 위해선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 강도가 약해져야 한다"면서 "2일 코스피200 선물 순매도 규모는 약 2만계약으로 2000년 이후 4위로 확인되며 현물에선 3주 연속 반도체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자금 흐름의 변화가 포착돼야 지수 하락의 진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급락 회복돼도 美 대선 전까지 박스권 장세 예상

단기 급락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미국 대선 전까지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의 단기 급락은 일정 수준 회복되겠지만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 전까지 레벨다운된 박스권 혹은 하락 추세 진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하반기 예고했던 밸류업 프로그램 실시, 여전히 견조한 기업 실적에 따른 낮은 밸류에이션 등에 따른 지수 하방 지지력을 통해 후행 주가순자산비율(Trailing PBR) 0.95배에서 단기 지지력 확보 후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모멘텀이 재확인되는 시점에 상승 추세 복귀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증시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투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 연구원은 "추가 조정 압력에는 노출되겠으나 침체 내러티브가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시점에서는 투매에 동참하는 것은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다"면서 "현시점에서는 낙폭과대 업종 중에서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반도체, 조선, 금리 상승 부담이 완화되는 바이오, 밸류업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금융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대응하는 전략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코스피가 전저점인 2700선을 하향 이탈함에 따라 경로 변경이 불가피하나 현재 주가 레벨, 밸류에이션 수준에서 추격 매도의 실익은 없다고 본다"면서 "단기 등락이 좀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비중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서 경기 침체 공포에 실적 대비 저평가가 심화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운송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순환매 국면에서 소외주인 이차전지, 인터넷의 비중 확대 전략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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