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동향
국제유가 상승·유류세 인하 환원에 석유류 8.4%↑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2%대를 유지했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과 유류세 인하 환원 조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은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6% 올랐다. 지난 4월(2.9%)과 5월(2.7%), 6월(2.4%) 이후 7월 들어 다소 반등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상승 폭이 확대되고 외식제외서비스가 오른 점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석유류는 8.4% 오르면서 물가를 밀어 올렸다. 전월(4.3%)보다 상승세가 크게 확대됐다. 2022년 10월 10.3% 오른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82.6달러(6월)에서 83.8달러(7월)로 올랐다. 공 심의관은 “지난해에 (석유류가) 낮았던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에는 석유류가 전년보다 25.9% 하락했었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전년보다 5.5% 올랐다. 특히 농산물이 9.0% 상승했다. 사과(39.6%)와 배(154.6%) 등 과일 가격 강세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다. 배는 통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소류는 전년보다는 1.9% 떨어졌지만, 폭우 등 기상 영향으로 전월보다는 가격이 크게 뛰었다. 시금치가 62.1%, 상추 57.2%, 배추 27.3% 올랐다.
공 심의관은 “지난해 7월에도 폭우 등 기상 악화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전년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높지 않았다”면서 “다만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 특성상 날씨에 따른 변동으로 전월보다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2.9% 올라 전월(2.7%)보다 상승 폭이 소폭 확대됐다. 외식 물가가 2.9%,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가 3.0% 상승했다. 휴가철 특수로 전월보다 관광과 숙박과 같은 서비스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보험서비스와 공동주택 관리비가 상승해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가 전년과 비교해 올랐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5월과 6월 각각 2.0% 상승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 올랐다. 구입이 잦고 지출 비중이 커 소비자가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을 추려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0% 오르며 6월(2.8%)보다 상승폭이 조금 커졌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 급등했지만, 상승 폭은 전달(11.7%) 대비 크게 둔화했다. 신선과실이 21.3% 오르며 오름세가 가장 거셌다. 반면 신선 채소와 신선 어개가 각각 1.7%, 1.0% 하락했다.
정부는 8월부터는 다시 2%대 초·중반으로 물가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28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7월 소비자물가가 집중호우, 국제유가 영향 등으로 2.6% 상승했으나, 4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근원물가도 2.2% 상승하면서 물가안정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상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터는 2%대 초·중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정세 관련 국제유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하고, 배추와 무 비축물량 방출과 할인지원 등을 통해 농산물 수급 안정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식품업계 원가 부담 경감을 지속해서 지원하면서 원가 하락 등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사과와 배를 제외하면 농수산물 물가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상에 영향을 받는 상추와 깻잎 등은 곧바로 작황이 회복돼 수급이 안정될 것이고 포도와 복숭아 등 제철 과일의 작황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과와 배는 물량 공급 부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하락 요인이 크지는 않다고 봤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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