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의료행위 혐의 일당 7명 검거
의약품 불법 유통 관련자 44명도 송치 예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손님을 모집하고 불법 유통 의약품을 이용해 보톡스 등 성형시술을 한 외국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베트남 여성 A씨(33) 등 외국인 일당 7명(구속 1명)을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남성 B씨(47)와 의약품 도매상 및 무허가 업체 대표 C씨(51) 등 관련자 44명도 의약품 불법유통 혐의로 추가 검거해 오는 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서울 강북구 소재의 주택에서 뷰티숍을 운영하며 회당 15만~20만원 상당을 받고 보톡스 등 불법 성형시술을 하고, 수강생을 모집해 성형 기술을 가르친 혐의를 받는다. A씨의 수강생이었던 외국인 6명도 별도 업소를 차려 불법 성형시술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불법 성형시술로 인한 부작용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 2심 판결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체류 연장 허가가 나지 않아 강제 출국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남성과 결혼을 통해 입국했던 A씨는 이혼한 뒤 양육권 문제로 비자를 받으며 합법 체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의약품 판매 자격 없이 94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구매 후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 B씨의 경기도 성남에 소재 사무실에서 보톡스, 주름개선제, 마취 크림 등 총 7561개의 의약품을 압수했다. C씨는 B씨에게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의약품의 국내 판매 및 유통은 약사법상 자격이 제한돼 있지만, 수출 목적의 의약품 취급에는 별도 규제가 없는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이를 악용해 의약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가장해 국내 무허가 업체나 무면허 의료업자들에게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B씨의 사무실에서 발견된 의약품은 냉장이 아닌 일반창고에서 보관돼 유통 과정에서 변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 이후 의약품 관리를 소관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통보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약사, 도매상 등 허가받은 판매업자의 경우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으나 의약품 수출업자는 그렇지 않다"며 "수출업자의 의약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유통된 것인지, 실제 수출이 되는지 등 관리체계가 없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약품 오·남용 및 불법 시술로 인한 의료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의약품 불법유통에 대한 불법행위 발견 시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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