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
'총환원율 50%' 제시 등 밸류업 모범생
연간 영업익 추정치 24조 전망
4대 금융지주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평균 4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다 중장기 목표로 '총환원율 50%'를 제시하는 등 '밸류업 모범생'다운 행보로 시장 주목을 받았다. 최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던 만큼 재료 소진 우려가 커졌지만, 하반기 밸류업 정책 기대감이 상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전일(7월31일) 종가 기준 연초(1월2일) 대비 단순 평균 기준 47% 상승했다. KB금융지주가 64%로 가장 높았고, 우리금융지주가 22.6%로 낮았다.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3곳은 지난달 29일 장중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KB금융은 9만2400원까지 올랐고, 신한지주 6만4200원, 우리금융지주 1만6960원이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3일 신고가 6만78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3526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1분기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비용에 따른 부담이 컸지만, 2분기에 이를 털어내고 예대마진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연간 기준으로 기간을 넓혀 봐도 전망이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연결기준 4대 금융지주 합산 매출액은 105조원, 영업이익은 24조원, 순이익은 17조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로 따지면 평균 4.3%, 15.6%, 12.1% 늘어난 규모다. 컨센서스(추정치 평균)가 존재하는 국내 전체 금융업종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가 39조원으로 60% 이상이 쏠린 셈이다.
높아진 실적 눈높이에 더해 밸류업 계획도 내놓고 있다. 일례로 신한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5000만주 소각 등의 계획안을 지난주 공시했다. 2027년까지 5000만주 넘는 주식을 소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단순 공시가 아닌 구체적 시점을 명시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중기 목표로 총환원율 50%를 제시했다.
하반기 주가 전망도 밝다. 우선 금융사들의 자사주 매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가령 신한지주와 KB금융은 매일 40~5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KB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에는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이벤트가 남아있다"며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또한 이사회를 거친다는 가정하에서 볼 때 3분기 실적 시즌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여기에 4분기 '밸류업 우수 기업'을 담은 KRX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예정으로 금융주 다수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가치 우수기업과 가치제고 기대기업으로 지수를 구성할 계획이다. 실제 국내 '큰손'인 국민연금이 수급 안전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방향이 나오면 증시 자본 투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에 전향적 자본 정책까지 펼치고 있기 때문에 센티먼트 개선에 더할 나위 없다"며 "3분기 KRX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 4분기 밸류업 ETF 출시 예정으로 수급상 유리한 환경이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7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 내용 중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실현되면 폭발적 호응이 예상된다"며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한도 상향과 국내투자형 ISA 신설 등 저평가 금융주 마중물이 될 수 있는 방안이 다수 포함됐다"고 전했다. 세법개정안 등은 이달 27일 국무회의 통과가 예정돼 있으며 9월 정기국회 제출 이후 찬반이 결정될 예정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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