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베이루트 보복 공습…전면전 우려 확산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 보복…1명 사망

이스라엘군이 30일(현지시간)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보복 공습을 단행했다. 지난 27일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의 보복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최고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타깃으로 했으며, 이번 공습으로 그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슈크르는 지난 27일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수석 고문이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슈크르의 생사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레바논 공중보건부는 이날 공습으로 1명이 사망하고 6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이번 공습이 로켓 3개를 발사하는 드론으로 이용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굉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말했다. 목표물인 병원 근처 건물을 강타해 건물 절반이 무너지고, 인근 건물들도 심하게 파손됐다. 병원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베이루트 공습 소식이 알려진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헤즈볼라는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밝혔다.

지난 10개월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매일같이 공격을 주고받았으나,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을 만큼 낮은 수준으로 갈등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 마즈달 샴스의 한 축구장이 폭격당해 어린이 12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번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이 전면전 수준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NN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에서 수개월간 이어진 공격은 대체로 국경 근처 지역에 국한됐다"며 "골란고원 공습으로 12명이 사망하며 상황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더 이상의 군사 활동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