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북대학교 학식당서 이물질 잇달아 발견돼
학생회 TF팀 구성…관계자는 "벌레 맞다" 인정해
대구에 위치한 4년제 국립 대학교인 경북대학교에서 제공되는 학식에 심각한 위생 문제가 제기됐다. 학식에서 각종 이물질이 나왔다는 것. 현재까지 학식에서 나왔다고 주장되는 이물질은 바퀴벌레, 머리카락, 살아있는 달팽이 등이다.
지난 29일 경북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는 해당 대학 식당에서 제공된 식사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에브리타임은 해당 대학 재학생들만 별도의 인증을 통해 가입이 가능한 대학 커뮤니티다. 재학생 A씨는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음식을) 씹다가 뭐가 걸려서 '뭐지?' 싶은 마음에 뱉어보니 벌레가 나왔다"고 말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소시지가 올려져 있는 오므라이스 그릇 측면에 죽은 벌레가 있는 것이 보인다. A씨는 벌레를 보지 못하는 재학생들을 배려하여 벌레를 가리는 '스티커'를 부착해 사건을 공론화했다. A씨는 "손톱 크기 정도인 바퀴벌레였다"라며 "곧장 화장실로 달려가 토를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경북대학교 학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생활관 학생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제공된 석식에서 이물질이 나왔으며, 10일에는 간 짜장밥에서 머리카락이 나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샐러드에서 살아있는 달팽이가 나오기도 했다.
학식에서 이물질 사고가 잇따르자 학생들은 TF(task force) 팀을 구성하고 학교 측에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학교 학생회는 "이물질뿐 아니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쓰거나, 식자재가 조기 소진되는 등 (학식) 운영 방식에서 미흡함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며 "학생회가 TF팀을 구성하고 학교 측에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설 것을 요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바퀴벌레 나온 것 맞다…재발 방지 위해 노력할 것"
이 학교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학식에서 바퀴벌레 등 이물질이 나온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현재 벌레가 나온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여러 회의를 통해 대책안을 고심 중이다"라며 "공론화 이후 곧장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벌레를 발견하지 못하고 배식한 직원들에게 위생 교육을 실시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관계자는 "매월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라면서도 "학생 식당 식기는 식기세척기로 세척을 마친 뒤 배식을 위해 큰 소쿠리에 담아놓는다. 그 과정에서 벌레가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음식에 벌레가 직접적으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 아마 접시에 있던 벌레를 학생이 목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바퀴벌레가 나온 것은 정보센터 식당(통칭 '밥센터')가 맞다. 하지만 경북대에는 매우 많은 학생 식당이 존재하는데, 달팽이나 머리카락 등은 우리 식당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답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학식도 '벌레' 논란
해당 학교 외에도 학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사례는 여럿 있다. 지난해에는 경희대 국제캠퍼스 학생 식당에서 벌레와 케이블타이, 못 등 이물질이 잇따라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난이 거세지자 경희대 측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학생 식당 위생 문제와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즉각적인 시정조치 및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사과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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