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침묵의 규율 깨졌다" 美대선 앞두고 '실리콘밸리 vs 실리콘밸리'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벤 호로위츠, 빌 애크먼, 캐머런 윙클보스, 더그 리온, 일론 머스크….’ 내로라하는 억만장자와 실리콘밸리 기업가들로 채워진 이 명단은 이달 중순 데이비드 삭스 페이팔 공동창업자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다. 그리고 불과 일주일 내 대선 구도가 리셋되자 실리콘밸리에는 또 다른 명단이 하나 더 등장했다. 리드 호프먼, 리드 헤이스팅스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가 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들이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트럼프파 vs 해리스파’ 내전이 격화하고 있다. 기술업계 부호들 사이에서 정치 성향을 둘러싼 공개 저격과 충돌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언제든 잠재적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적으론 이견을 드러내지 않았던 실리콘밸리의 오랜 관행마저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이팔 마피아 중심으로 '트럼프 vs 해리스' 충돌

29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퍼런스, 팟캐스트 등을 통해 확인되는 이러한 내전은 삭스 창업자를 비롯한 ‘페이팔 마피아’를 중심으로 두드러지고 있다. 페이팔 마피아는 2000년대 초반 페이팔에서 함께 일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공동창업자, 켄 하워리 어펌 공동창업자 등을 가리킨다.

삭스 창업자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 직후 X에 "좌파가 이를 정상화했다"면서 민주당 거액 후원자인 호프먼 창업자 관련 게시물을 링크했다. 머스크 CEO 역시 호프먼 창업자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들이 가장 소중한 소원을 이뤘지만, 순교자(트럼프)는 살았다"고 글을 올렸다. 피습에 대한 분노를 표하며 그 배후로 과거 동료를 저격한 것이다.


이들의 충돌은 지난달 삭스 창업자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대규모 모금 행사를 개최한 직후에도 확인됐었다. 조 바이든 캠프에 최소 1000만달러를 기부한 호프먼 창업자는 직후 블로그 게시물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를 지지하고 있다"고 삭스 창업자를 비난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호프먼 창업자가 이달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오랜 지인이자 공화당 후원자인 틸 창업자와 격렬한 정치 성향 논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삭스 창업자는 지난주 민주당의 또 다른 큰손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를 향해서도 "유용한 바보"라며 공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침묵의 규율 깨졌다" 美대선 앞두고 '실리콘밸리 vs 실리콘밸리' 원본보기 아이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오메르타 깨졌다" 달라진 실리콘밸리 분위기

실리콘밸리에서 이처럼 정치 성향을 둘러싼 노골적인 충돌이 공개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로저 맥내미는 "1~2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에는 ‘오메르타(omerta·마피아 조직 내 침묵의 규율)’가 있었다"면서 "사람들은 항상 충돌했지만, 공개적으로는 이를 드러내지 않았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짚었다. 통상 실리콘밸리 내 기업인, 투자자들은 미래 협업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서로에 대한 공개적 비난은 삼가는 게 오랜 관행이었다.


맥내미 역시 지난주 자신이 투자했던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창업자들이 ‘반민주적 가치’를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내전에 참전한 상태다. 직후 벤 호로위츠 앤드리슨 호로위츠 공동창업자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당신의 첫 번째 생각은 트윗으로 나를 공격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NYT는 "그들의 독설은 적나라하다"면서 "실리콘밸리의 정체성이 어떻게 분열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의 테크 수도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술 규제 등에 불만을 가진 기업가·투자자들이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잇달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표하면서 우파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다. 트럼프 지지 선봉에 선 삭스 창업자의 경우 과거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지지했던 인물이었으나 우파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출마 포기는 실리콘밸리 내 민주당 지지자들로 하여금 해리스 부통령 중심으로 집결하고 반트럼프 목소리에 다시 힘을 싣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삭스 창업주의 리스트에 대항해 지난 24일 해리스 지지자 리스트를 공개한 시리 시리니바스 그래디언트VC 파트너는 "해리스에 대한 지지, 트럼프에 대한 반대를 단호하게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실리콘밸리 내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규제 완화, 가상화폐 지원 등을 기대하는 공화당 지지자들과 달리,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메타플랫폼의 분할을 요구하고 마크 저커버그 CEO를 감옥에 가두겠다고 위협한 점 등을 언급하며 2기 행정부 취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홈 구독
언론사 홈 구독
top버튼

한 눈에 보는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