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명대로 전자레인지 3분 가열 후 착용
착용 순간 터지면서 뜨겁고 끈적한 물질 나와
날이 추울 때 목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넥 워머'를 착용했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바람에 얼굴과 목에 화상을 입었다는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24일 SBS는 지난 1월 넥 워머를 착용했다가 화상을 입은 초등학교 운동팀 코치 김모씨(여)의 사연을 보도했다. 당시 김씨는 제품 설명서대로 700W 전자레인지에서 넥 워머를 3분 가열한 뒤 목에 착용하려던 순간 제품이 터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때 폭발과 함께 흘러나온 뜨겁고 끈적한 물질이 김씨의 얼굴과 목에 달라붙었는데 이를 떼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김씨는 SBS에 "얼굴이 어디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따갑기 시작했다"면서 "점퍼도 벗어 던지고 물로 헹궜는데 헹궈지지 않았다. (살에) 붙어 가지고…"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병원에서 1년 이상 치료가 필요하고 평생 상처가 지워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을 들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씨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었다.
해당 제품 안에 들어 있던 것은 PCM(Phase Change Materials)으로 불리는 상변화물질이다. PCM은 특정 온도(상변화 온도)에서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할 때 열을 흡수해 저장하는 성질이 있다. SBS는 이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해 판매한 업체가 전자레인지 가열 시 제품의 폭발 가능성에 관해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품설명서나 홍보 글 어디에도 폭발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뿐 아니라 국내에서 판매한 제품은 700W 전자레인지에 최대 3분 가열해 사용하라고 설명했지만, 일본에서 판매된 비슷한 제품 설명에는 500W 전자레인지에서 1분 가열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사고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가리려 해도 아직 PCM에 대한 안전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SBS에 "(PCM은) 국제적으로 (안전) 기준이 없는 걸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관 또한 새로운 물질이기 때문에 조사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 씨는 일단 수입업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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