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볼트의 '맥너겟' 대신 '미슐랭 셰프'
"식당 아닌 레스토랑으로 불러달라"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 우사인 볼트의 '금메달 비결'로 알려진 맥너겟은 없다. 대신 미슐랭 스타 셰프들이 매일 2000개의 빵을 굽고 4만명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선수촌 입구 빵집에서는 매일 2000개 이상의 바게트, 크루아상, 포카치아 등 갖가지 빵을 굽는다. 심지어 경기가 끝나고 휴식하는 선수들을 위해 제빵 수업도 진행한다. 기욤 토마스 파리올림픽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NYT에 "모든 프랑스 마을은 빵집이 있다"며 "선수촌에 들어설 때 바게트 냄새를 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파리올림픽 선수촌에는 레스토랑만 무려 6곳이다. 그간 다른 올림픽에서는 단순히 식당(dining hall)이라 불렀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식당이 아닌 '레스토랑'이다. 필립 뷔르츠 올림픽 식음료 책임자는 "(레스토랑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중 2곳은 프랑스 요리, 2곳은 아시아 요리, 1곳은 할랄, 1곳은 세계 음식을 제공한다.
식당 대신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만큼 주방 구성도 남다르다. 미슐랭 스타 셰프만 4명이 포함됐다. 마스터셰프 프랑스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아망딘 샤이뇨 등이 직접 요리한다. 여기에 현지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 유명 셰프들을 모았다. 선수촌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하루 4만개 식사 중 1200개는 미슐랭 셰프들의 요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선수촌을 찾아 시식할 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다.
뷔르츠는 가디언에 "스타 셰프의 메뉴도 스포츠 영양사와 협력해 개발했기 때문에 선수들의 실제 필요에 맞추면서도 매우 수준 높은 요리"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선수들이 모이는 만큼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한국 선수단에선 김치, 일본 선수단에선 미소 된장 등 요청을 접수하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선수들이 패스트푸드를 먹기 위해 맥도날드에 몰렸지만, 파리 올림픽에선 선수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미슐랭 스타 셰프가 있는 레스토랑"이라고 밝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맥도날드가 올림픽 스폰서십을 종료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프랑스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선수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닭꼬치, 닭고기 필레, 연어 등으로 알려졌다. 마르게리타 피자도 인기다. 종목별로 선호 메뉴도 다르다. 뷔르츠는 가디언에 "비치발리볼과 태권도 팀은 차가운 고기, 샌드위치, 샐러드를 요청하는 반면 조정 팀은 따뜻한 요리를 요청한다. 아시아 선수가 많은 배드민턴 팀은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슐랭 스타 셰프의 요리에도 일부 선수단은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음식을 조달하기도 한다. NYT에 따르면 미국 선수단은 단백질 쉐이크와 프렛즐, 팝콘, 육포, 에너지바, 땅콩버터를, 케냐 선수단은 전통 간식 우갈리를 공수했다. 아일랜드 선수단은 포리지(죽)를 준비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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