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경기침체 신호
2분기 미 GDP 성장률 2% 전망
고용 둔화에 실업자 꾸준히 증가
연체 늘고 소비자심리지수 바닥
연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유력
일각선 “더 빨리 내려야…삼 법칙 부각”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 신호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낮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고용은 둔화하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히고 있음에도 소비 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보다 이른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도 저성장 지속하나
2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2024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속보치)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직전분기 대비 2.0%, CNBC는 2.1%로 예측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은 1.4%였다. 지난해 3·4분기 GDP 성장률이 각각 4.9%, 3.4%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분기 연속 1~2%대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2024년 1·2분기 성장세의 경우 2022년 이후 가장 느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시장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직전 12개월 평균 증가 폭(22만명)에 크게 못 미치는 20만6000명에 그쳤다. 같은 달 실업률은 4.1%로 시장 예상치(4.0%)를 상회했는데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안나 웡은 미국 실업률이 연말 4.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장기화에 허덕이는 기업들
오랜 기간 지속된 고금리에 기업이 허덕이고 있는 탓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달 Fed 베이지북(경기 평가 보고서)을 보면, 12개 연방구 중 5곳에서 기업 활동이 정체되거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집계 대비 3곳이 더 늘어난 수치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코셔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는 아브레미 셰인펠드는 블룸버그에 “신용카드 빚의 높은 이자율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돼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가계 대출 연체도…주택 가격은 천정부지
미시간대학교가 매달 발표하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68.2로 지난해 11월(61.3) 이후 최저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미 가계 부채가 3조4000억달러 증가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부는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 쿡 Fed 이사는 지난달 25일 뉴욕 연설에서 “(가계) 신용카드 연체율이 상승 추세에 있으며 자동차 대출이 연체로 전환되는 비율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3년 전에 비해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인 7%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는 주택 공급 부족을 일으켜 가격 상승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다. 연방주택기업감독청이 발표하는 미 4월 주택가격지수는 424.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미국의 경기침체를 가리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는 만큼 고금리 장기화가 침체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 반영 중이다.
9월 인하도 늦다…“7월에 해야”
하지만 기준금리를 이보다 더 빨리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언론 기고문에서 “Fed가 되도록 다음 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라고 권고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Fed가 높은 금리를 더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매파적 입장의 대표적 인물로 꼽혀 왔다.
그러나 경기침체 신호인 ‘삼의 법칙’이 부각되면서 입장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 3개월 평균이 직전 12개월 저점 대비 0.5%P 높아지면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최근 이 지표는 0.43%P로 높아진 상태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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